아주 가난한 사랑일지라도 / 용혜원
아주 가난한
사랑일지라도
눈물 나게 지치고
힘들어도
마음 놓고
사랑하고 싶다
그리움을
덥혀 놓으면
가슴마저 뜨거워져
손끝만 살짝 스쳐도
따뜻하게 보듬어
안고 싶다
상처받은 마음 한 귀퉁이
괴로워하거나
슬퍼만 하지 말고
마음의 행간에
묶어 놓은 엉킨 줄을
풀어내어야 한다
늘 겉돌기만 해
그리움에 젖어 있던
마음의 얼룩을 지워 버리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슬퍼할 이유가 없도록
등이라도 다독거리며
사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