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영상시 272

가장 외로운 날엔/용혜원

가장 외로운 날엔/용혜원 모두 다 떠돌이 세상살이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누구를 만나야 할까. 살아갈수록 서툴기만한 세상살이 맨몸, 맨손, 맨발로 버틴 삶이 서러워. 괜스레 눈물이 나고 고달파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모두다 제멋에 취해 우정이니 사랑이니 멋진 포장을 해도 때로는 서로의 필요 때문에,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들 텅 빈 가슴에 생채기가 찢어지도록 아프다. 만나면 하고픈 이야기가 많은데 생각하면 더 눈물만 나는 세상. 가슴을 열고 욕심 없이 사심없이 같이 웃고 같이 울어줄 누가 있을까. 인파 속을 헤치며 슬픔에 젖은 몸으로 홀로 낄낄대며 웃어도 보고 꺼이꺼이 울며 생각도 해보았지만,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다. ​ ​

그리움영상시 2022.04.24

목련 나무

목련 나무 그가 나무에 기대앉아 울고 있나 보다 그래서 뜰의 목련나무들이 세차게 이파리를 흔들고 있나보다 살면서 나를 가장 힘들게 한건 사랑이었다 살면서 나를 가장 괴롭게 한건 사랑이었다 그를 만났을땐 불꽃 위에서건 얼음 위에서건 사랑할수 있을것 같았다 그러나 숯불같은 살위에 몸을 던지지도 못했고 시냇물이 강물을 따라가듯 함께 섞여 흘러가지도 못했다 순한 짐승처럼 어울리어 숲이 시키는대로 벌판이 시키는대로 사랑하고 싶었다 그러나 결국은 사랑이 가자는대로 가지못하였다 늘 고통스러운 마음뿐 어두운 하늘과 새벽 별빛 사이를 헤매는 마음뿐 고개를 들면 다시 문앞에 와 서 있곤했다 그가 어디선가 혼자 울고있나보다 그래서 목련 나무잎이 내 곁에 와 몸부림치고 있나보다 -도종환-

그리움영상시 2022.03.31

먼저 웃고 사랑하고 감사하자.

먼저 웃고 사랑하고 감사하자. 안팎으로 힘든 일이 많아 웃기 힘든 날들이지만 내가 먼저 웃을 수 있도록 웃는 연습부터 해야겠어요 우울하고 시무룩한 표정을 한 이들에게도 환한 웃음꽃을 피울 수 있도록 아침부터 밝은 마음 지니도록 애쓰겠습니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 우두커니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다가가는 노력의 열매가 사랑이니까요 상대가 나에게 해주기 바라는 것을 내가 먼저 다가가서 해주는 겸손과 용기가 사랑임을 믿으니까요 차 한잔으로 좋은 책으로 대화로 내가 먼저 마음 문을 연다면 나를 피했던 이들조차 벗이 될 것입니다. 습관적 불평의 말이 나올려 할 땐 의식적으로 고마운 일부터 챙겨보는 성실함을 잃지 않겠습니다. 평범한 삶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마음이야말로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가꾸어..

그리움영상시 2022.03.28

이 수많은 사람들이

이 수많은 사람들이 이 수많은 사람들이 어디로 가자는 것이냐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넓은 세상에 작은 날을 사는 것인데 왜 그리도 아파하며 살아가는지 저마다의 얼굴이 다르듯 저마다의 삶이 있으니 죽음 앞에서 허둥대며 살다가 옷조차 입혀주어야 떠나는데 왜 그리도 아파하며 살아가는지 사람들이 슬프다 저 잘난 듯 뽐내어도 자신을 보노라면 괴로운 표정을 짓고 하늘도 땅도 없는 듯 소리치며 같은 만남인데도 한동안은 사랑하고 한동안은 미워하며 왜 그리도 아파하며 살아가는지. -용혜원-

그리움영상시 2022.01.05

가을은 가고 그리움만 머뭅니다

가을은 가고 그리움만 머뭅니다 소슬한 바람에 서걱거리던 갈잎의소리 점점 사위어가는데 그대 향한 그리움은 내 가슴 속에 켜켜이 쌓여만 갑니다 세월이 흘러가면 잊혀지기도 하련만 파노라마처럼 스쳐가는 그대와의 추억은 화인처럼 찍혀있어 지워지지 않습니다 서글픈 계절 짙어가는 가을은 우리들의 추억이 떨어지는 잎새의 수 만큼 그렇게 많았지요 우리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가을은 가도 아름답던 추억은 아릿한 그리움으로 가슴 속에 머뭅니다 도지현 詩

그리움영상시 2021.11.21

내 나이 가을에 서서 / 이해인

내 나이 가을에 서서 / 이해인 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그릇이 가득차서 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갈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퇴색의 계절 반짝 반짝 윤이나고 풍성했던 나의 가진 것들이 바래고 향기도 옅어 지면서 은은히 풍겨오는 다른 이의 향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고픈 이들의 빈 소리도 들려옵니다. 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 마음도 보입니다. 이제서야 보이는 이제서야 들리는 내 삶의 늦은 깨달음 ! 이제는 은은한 국화꽃 향기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 밥그릇 보다 빈 밥그릇을 먼저 채우겠습니다. 받은 사랑 잘 키워서 풍성히 나눠 드리겠습니다. 내 나이 가을에 겸손의 언어로 채우겠습니다.

그리움영상시 2021.11.09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용혜원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용혜원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아픔을 그 그리움을 어찌하지 못한 체로 평생동안 감싸 안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기보다는 지금의 삶을 위하여 지나온 세월을 잊고자 함 입니다. 때로는 말하고 싶고 때로는 훌훌 떨쳐버리고 싶지만 세상살이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어서 가슴앓이로 살아가며 뒤돌아 가지도 못하고 다가가지도 못합니다. 외로울 때는 그 그리움도 위로가 되기에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를 숨겨놓은 이야기처럼 감싸 안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움영상시 2021.11.02

만나서 편한 사람

만나서 편한 사람 그대를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그대를 만나 얼굴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대는 내 삶에 잔잔히 사랑이 흐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대를 기다리고만 있어도 좋고 만나면 오랫동안 같이 속삭이고만 싶습니다 마주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고 영화를 보아도 좋고 한잔의 커피에도 행복해지고 거리를 같이 걸어도 편한 사람입니다 멀리 있어도 가까이 있는 듯 느껴지고 가까이 있어도 부담을 주지 않고 언제나 힘이 되어주고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속에 잔잔한 웃음을 짓게 하고 만나면 편안한 마음에 시간이 흘러가는 속도를 잊도록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그대는 순하고 착해 내 남은 사랑을 다 쏟아 사랑하고픈 사람 나의 소중한 것을 이루게 해주기에 만나면 만날..

그리움영상시 2021.08.02

인연

인연 얼마나 고운 인연이기에 우리는 만났을까요. 내 숨결의 주인인 당신을 바라봅니다. 내 영혼의 고향인 당신을 바라봅니다. 피고지는 인연이 다해도 기어이 마주할 당신이기에 머리카락 베어다 신발 만들어 드리고픈 당신이기에 영혼을 불밝혀 그대에게 드리나니 부디 한 걸음도 헛되지 않기를 살아가고 숨쉬는 날의 꿈같은 당신이기에 마른 하늘 보담아 꽃피울 당신이기에 그립다 말하기 전에 가슴이 먼저 아는 당신이기에 애닯다 입열기 전에 마음이 먼저 안긴 당신이기에 소망의 노래로 당신위해 기원하나니 이 인연이 다하고나도 당신앞에 다시 서게 하소서 - 피천득 , 中 -

그리움영상시 2021.05.01

흘러만 가는 강물같은 세월

흘러만 가는 강물같은 세월 흘러만 가는 강물같은 세월에 나이가 들어간다 뒤돌아보면 아쉬움만 남고 앞을 바라보면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인생을 알만 하고 인생을 느낄만 하고 인생을 바라볼 수 있을만 하니 이마엔 주름이 깊이 새겨져 있다 한 조각 한 조각 모자이크한 듯한 삶 어떻게 맞추나 걱정하다 세월만 보내고 완성되어가는 맛 느낄만 하니 세월은 너무도 빠르게 흐른다 일찍 철이 들었더라면 일찍 깨달았더라면 좀더 성숙한 삶을 살았을텐데 아쉽고 안타깝지만 남은 세월이 있기에 아직은 맞추어야할 삶이란 모자이크를 마지막까지 멋지게 완성시켜야겠다 흘러만 가는 강물같은 세월이지만 살아있음으로 얼마나 행복한가를 더욱더 가슴 깊이 느끼며 살아가야겠다 - 용혜원 -

그리움영상시 2021.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