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을 때는 들리는 것만 있게 하고,
볼 때는 보이는 것만 있게 하고,
생각할 때는 생각만 있게 하라.
(아함경)
들을 때는
오직 들리는 것만 있게 하라.
볼 때는
다만 보기만 하고,
생각할 때는
다만 그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하여 비추어 보라.
어떤 것을 행할 때
다만 그것만을 행하라.
하나를 할 때는
오직 그 하나만을 우직하게 행하라.
오직 그 자체에 온 힘을 기울이고,
지금 이 순간의 모든 에너지를 쏟으라.
청소를 할 때는 다만 청소만 하고,
밥을 먹을 때는 다만 밥만 먹으라.
오직 지금 이 순간 행하는 것이
내 삶의 최종적인 목표가 되도록 하라.
내 삶의 창조적인 작품이 되도록 하라.
또 다른 목표를 위해
지금을 희생하지 말라.
밥 먹고 나서
빨리 다른 일을 하기 위해 밥을 먹지 말고,
깨끗해지기 위해 청소를 하지 말라.
다만 지금 이 순간 밥 먹는 일이며, 청소하는 일
그 자체가 유일한 삶의 목적지이다.
명상과 수행의 길은 쉽고도 단순하다.
‘그것을 할 때는 오직 그것만 있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깨달음의 길이다.
사람들은 밥을 먹을 때
온갖 생각과 분별을 하고,
청소를 할 때도
빨리 해 놓고 다른 일을 하려고 한다.
우리의 삶을 돌이켜 보라.
언제나 다음 순간의 목적 달성을 위해
‘지금 이 순간’을 허망하고 소비하고 만다.
끊임없이 바람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뛰고 달린다.
한 가지 목적을 달성했더라도 만족은 잠시 뿐이고,
또 다시 헐떡이며 뛰고 달릴 또
다른 목적을 설정한다.
죽을 때 까지 또 다른 목적을 향해 뛰고 달리는 삶,
그것이 바로 우리의 현주소가 아닌가.
수행이란
바로 그 미래를 향한 헐떡거림과 달리기를 쉬고,
바람과 목적에서 놓여나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깨어있음이란
모든 바람과 욕망과 목적을 놓아버리고
오직 지금 이 순간의 삶을 누리고 만끽하는데 있다.
모든 우리의 행위에 완전히 집중하여
오직 그것을 100% 행하는데 있다.
모든 것을 행할 때는
오직 그것이 내 삶의 전부가 되라.
그것을 행할 때는 오직 그것만 있게 하라.
다른 그 어떤 것도
지금 이 순간 목적이 될 수 없다.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는 우(愚)를 범하지 말라.
‘지금 여기’에서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그것이야말로 내 삶의 최종의 목적지다.
매 순간 순간 목적지에 도착해 있으라.
수행자에게는 매 순간이 완성이요,
매 순간이 목적이고,
매 순간이 열반의 즐거움이다.
--- 법상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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