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반존자에 대하여 / 학장스님
운문사 사리암은 나반존자님을 모시는 기도도량입니다.
여러분이 사리암 참배를 하고 내려오셨다하니 오늘 법문은
나반존자님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南無 天台山上 獨修禪定 那畔尊者
나무 천태산상 독수선정 나반존자
南無 三明已證 二利圓成 那畔尊者
나무 삼명이증 이리원성 나반존자
蘿無 天上人間 應供福田 待俟龍華 那畔尊者
나무 천상인간 응공복전 대사용화 나반존자
이것은 독성청의 擧目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나반존자는 독수성, 독성이라고도 하는데
부처님의 제자로서 흰머리와 긴 눈썹을 가진 나한으로
16아라한 중의 한 분인 빈두로존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처님이 성도한 지 6년에 이 나한이 왕사성에서 신통을 보였다가
외도들의 조소를 받았으므로 부처님께서 이 뒤에는 부질없이 신통을
나타내지 말라하고 서구야니주에 가서 교화하게 합니다.
뒤에 다시 돌아와 부처님의 명을 받아 열반에 들지 않고 남인도
마리산에 있으면서 불멸 후에 중생을 제도하며 말세의 공양을 받아
대복전이 되었으므로 주세아라한(住世阿羅漢)이라고 합니다.
후세에 인도 대승절에서는 문수를 上座로 함에 대하여
소승절에서는 빈두로를 상좌로 하는 풍습이 생겼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동진 도안스님이 처음으로 빈두로 신앙을 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송나라 진초말기에 법현, 법견 등이 처음으로
그의 형상을 그려 공양했다고 합니다.
그런 것이 우리 나라의 독성,
즉 나반존자 신앙으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나반존자는 三明을 증득했다고 하는데,
明은 아라한의 지혜에 갖추어 있는 자재하고 묘한 작용을 말하고,
그 세 가지는 자기와 남의 지난 세상에 생활하던 상태를 아는 宿命明,
자기나 다른 이의 다음 세상의 생활상태를 아는 天眼明,
지금 세상의 고통을 알아 번뇌를 끊는 지혜인 漏盡明을 말합니다.
나반존자를 말세의 복밭이라고도 하는데,
이 福田이라는 말은 부처님이나 비구, 비구니 등 공양을 받을 만한
법력이 있는 이에게 공양하면 복이 되는 것이 마치 농부가
씨를 뿌려 가을에 수확하는 것과 같으므로 복전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복전에 씨를 뿌리는 일은 부처나 중생이나 부자나
가난한 이나 차별을 두지 않습니다.
부처님 제자 가운데에 천안제일이라고 알려져 있는
아나율 존자가 어느 날 바늘에 실을 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존자는 눈이 멀은지라 번번히 꿰는 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존자가 사람들을 향해 '나를 위해 복을 지을 자가 없는가'라고
물었을 때 부처님이 다가와 실을 꿰어 주셨습니다.
이렇듯 복덕을 구족하신 부처님조차도 복을 짓는 일을 마다하지
않으시는데 중생이고 범부인 우리는 어떻겠습니까?
복전에 씨를 뿌리는 일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복전이 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 월지국 사람으로 22세에 출가한 23조 학륵나 존자의 곁에는
항상 500마리의 학이 존자를 외호하고 있었습니다.
존자는 늘 이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왔습니다.
어느 날 22조 마라나 존자에게! 전생에 500마리의 학이
학륵나 존자의 제자였는데, 학륵나 존자가 용궁에 공양청을 받아
번번히 혼자만 가자 제자들이
'법에 평등한 자는 공양에도 평등하다고 하는데
스님은 어찌 혼자서만 가십니까?'라고 하니 학륵나가 어쩔 수 없이
제자들을 데리고 용궁의 공양청에 나아갔습니다.
그러나 500제자는 능히 용궁의 공양을 받을 만한 복덕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다음생에 새의 몸을 받아 학륵나 존자의 곁을
떠나지 못하게 떠도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학륵나 존자가 마라나 존자에게
'어떤 방편으로 저들을 해탈케 할 수 있겠습니까?'하고 물으니
마라나 존자가 게송 한 편을 설해주었습니다.
心隨萬境轉 마음이 온갖 경계를 따라 움직이니
轉處悉能幽 움직이는 곳마다 모두 그윽함이로다
隨流認得性 흐름에 따라 본 성품 깨달으면
無喜亦無憂 기쁨도 없고 근심도 없으리라
학의 무리들이 이 게송을 듣고 울면서 날아갔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복전이 되는 일은 공양을 받을 만한 법력을
구족한 이라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미륵부처님이 하생하시기까지 말세의 복전이라고 하는
나반존자는 홀로 수행해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 독수성의
의미보다는 신통이 자재하고 복덕을 구족하였기에 세상에 머물러
말세 중생을 교화하는 의미로 이해되어야 하겠습니다.
첨언:절에 가면 삼성각이 있는데 삼성각 안에 산신,칠월성군,
나반존자님이 모셔져 있다.따로따로 한분씩 모셔져 있음
산신각,칠성각,독성각이라 이름 부쳐진다.
나무관세음보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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