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관리에 철저한, 여전한 가창력을 자랑하는 박미경 [sedaily]
연영가요제에서 임기훈의 '벗들아' 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경력을 쌓아가던 박미경이 처음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것은
1985년 강변가요제에서 '민들레 홀씨되어' 로 장려상을 수상하면서부터였다.
그러나, 크게 히트를 치지는 못하고 1년의 하와이 음악 유학을 끝내고 귀국,
90년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 이 들어있는 데뷔작을 발표한다.
그러나, 이 마저도 크게 히트를 치지 못한다.
박미경이라는 가수가 있다는 인지도 정도.
그러던 91년 무명에 가까웠던 박미경은
프로듀서 김창환을 만나며 경력에 극적인 전환점을 맞는다.
김창환은 신승훈, 김건모, 노이즈를 연달아 배출하며 프로듀서로 성공했고,
이후 흑인 음악에 대한 실험의 연장선으로 완벽하게 흑인적인 감성을 체화하고 있던
소울 여가수인 박미경을 통해 새로운 사운드를 구현한
1집 앨범을 2년 간의 작업 끝에 내놓는다.
단짝 천성일(노이즈의 멤버)의 작곡에 김창환이 가사를 쓰고
당시 떠오르던 뮤지션인 김형석의 편곡으로 완성된 '이유 같지 않은 이유' 는
하우스 댄스 사운드, 격정적인 소울풍의 보컬에 직설적인 가사가 담긴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음악으로 박미경을 대중에 각인시킨다.
결국 가요프로 1위를 석권하면서 그 해 하반기 가장 핫한 댄스곡이 되었다.
1995년은 그녀의 가수 인생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시기로 95년 7월 2집앨범 'Jungle New Style' 을 내놓았으며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정글 리듬을 도입한 천성일의 '이브의 경고'는 나오자마자 미친 듯한 인기를 구가하며 전 차트의 1위를 석권했다.
Park Mi-kyung - Warning of the eve, 박미경 - 이브의 경고, MBC Top Music 19950922
두 달만에 50만장을 돌파, 최종적으로 치열했던 당시 연말 결산 음반 판매 탑10에 들어갔고
그 해 가요톱텐에서 골든컵의 영광을 얻으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후속곡 '넌 그렇게 살지마' 역시 인기 순항을 하면서 연말 시상식에서 SBS 올해의 스타상,
골든디스크상, 서울가요대상 기타 등등 받을 수 있는 상은 다 받으며 전성기를 누렸다.
Park Mi-kyung - Don't live like that,
박미경 - 넌 그렇게 살지마, MBC Top Music 19951229
1996년에 접어들면서 하락세가 시작되었다.
이는 박미경의 문제가 아니라 김창환 사단의 감각이 트렌드를 쫓지 못했음을 드러내는 것으로
결국 박미경 3집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만다.
타이틀곡인 '아담의 심리'는 발매 전에 미리 클럽에 돌렸다가 반응이 시원찮은 것을 확인한 뒤
전면 재작업에 들어갈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으나 반응이 좋지 않았다.
그나마 3집에선 오히려 TV 프로모션을 그리 하지 않았던 발라드 '기억 속의 먼 그대에게'는
가요 순위에선 20~30위권에 머물렀으나 타이틀곡보다 더 히트하게 되고,
이 곡은 후배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 되기도 한다.
박미경 - 기억속의 먼 그대에게
한계를 느낀 그녀는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미국으로 음악 유학길에 올랐다.
세계적인 가수들의 보컬 트레이너였던 세스 릭스에게 발성부터 창법 전체를 교정받았으며
귀국하여 99년에 '집착'을 타이틀로 한 4집을 발매했다.
당시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라틴 댄스 음악을 차용한 무대를 선보였다.
음반 판매나 반응은 중박 정도로 가요 차트에서는 탑 10에 들어가는 성적을 냈으며,
서울가요대상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집착’은 사실상 그녀가 메이저한 규모로 낼 수 있었던 마지막 히트곡으로 남는다.
Park Mi-kyung - Obsession, 박미경 - 집착, Music Camp 19990717
김창환 사단과 결별하고 2000년 5집 천성일의 프로듀스로 발표한 '벌'로 활동했으나
이때부터 사실상 가요계 트렌드와 거의 멀어진 상태로 차트에서는 이름
보기 힘든 가수가 되었다.
2003, 2005, 2010년 앨범을 냈으나 영 시원찮았고 마지막 2010년은
김창환과 재회하여 낸 앨범이었으나 이미 트렌드를 쫓지 못하는
김창환이었기에 이 앨범이 마지막 앨범이 된다.
가창력에 대해서는 흠잡을 수 없이 대체로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 가수다.
파워풀하고 시원시원한 보컬의 대명사이며,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격렬한 안무와 함께 화끈한 라이브 실력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운동을 거르지 않고 하루 1시간 이상씩 달리면서 노래 연습을 할 정도로
자기관리에 매우 철저한 노력파다.
김창환이 초창기에 흑인음악 빠졌을 때 스카웃 했을 정도로 디스코,
소울, 재즈 등 흑인 음악의 전 분야에서 뛰어난 소화력을 자랑하며
피아노 연주와 함께 펼쳐지는 팝송 공연은 단연 압권이다.
90년대 이후 흑인 음악이 가요계의 주된 장르로 자리잡는데 공헌을 했으며,
빠르고 강한 댄스 비트에 특정 장르의 보컬을 얹어서 격렬하게 풀어내던
박미경의 스타일은 이후 소찬휘, 진주, 김현정 등 가창력이 뛰어난 여가수가
가요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일종의 롤 모델이 되었다.
가수로서의 명성이나 히트곡의 인기에 비해 전성기가 짧았던
가수로 늦은 나이에 인기를 얻어 빠르게 이미지를 소진하고 사실상
오랫동안 슬럼프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문제점으로 지적 되는 것은 뛰어난 가창력에 비해
다소 올드하게 여겨지는 음악 스타일인데,
이를 극복해야 하는데 나이가 나이인지라...
그런데, 조용필도 하는데 못하리란 법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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