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말씀

霜葉紅於二月花

선바우1 2018. 1. 14. 13:23







霜葉紅於二月花



遠上寒山石俓斜 (원상한산석경사)

먼 추운 산 돌길 따라 비스듬히 오르니

白雲生處有人家 (백운생처유인가)

구름 이는 곳에 인가가 있다

停車坐愛楓林晩 (정거좌애풍림만)

수레 세우고 앉아 늦은 단풍 즐기니

霜葉紅於二月花 (상엽홍어이월화)

서리 맞은 붉은 잎이 이월 꽃과 같다.


만당(晩唐)을 대표하는 시인 두목(杜牧)의

칠언절구(七言絶句) ‘산행(山行)’의 후반부이다.




이십여년 전 장쩌민(江澤民) 중국 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북악산의 단풍을 보고 읊었던 시로도 알려져 있다.

이 시의 백미는 역시 뒤 구절인데

단풍은 그 빛깔이 참으로 아름답지만

머지않아 떨어지기에 깊은 아쉬움도 남긴다.


그래서 때로는 봄꽃보다 더 아름다워 보인다.

하물며 서산에 해 질 무렵의 붉은 단풍이랴.


인생으로 말하자면

봄꽃이 젊음이 넘치는 청년이라면

서리 맞은 잎은 산전수전 다 겪은 노인을 가리킨다.


활력이 넘치고 미래에 대한 꿈이 가득한

청년도 아름답지만,

세월의 풍상 속에서 삶의 지혜가 곱게 물든

노인에게는

그보다 깊은 아름다움이 있다.


가을이 된다고 모든 잎이 다 곱게 물들지는 않듯이

나이 먹는다고 모두가 지혜로운 노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성실한 삶의 태도, 겸허한 배움의 자세, 진지한

자기 성찰이 뒷받침되어야 삶의 지혜가 곱게 물든다.


우리나라도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월화보다 붉은 상엽은 못되더라도

곱게 늙는 노인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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