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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선바우1 2018. 2. 18. 20:44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전통 문화유산의 보고..선비 가르침이 나를 깨우네


병산서원의 입교당에서 본 서원 내부. 앞쪽에 휴식과 강학의 복합공간인 만재루가 있다. 멀리 병산이 보인다.
병산서원의 입교당에서 본 서원 내부. 앞쪽에 휴식과 강학의 복합공간인 만재루가 있다. 멀리 병산이 보인다.

차로 경상북도 안동에 들어서면 먼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는 현판이 쓰인 큰 문을 만난다.
이렇게 자신만만한 이유는 무엇일까. 안동시의 설명은 대략 이렇다.
유교문화의 원형을 간직한 추로지향(趨魯之鄕·공자가 태어난 노나라, 맹자가 태어난
추나라와 같은 정신적 고장이라는 의미)이라는 것이다.

조선 정조도 1792년 퇴계 이황 선생 치제문에서 안동을 ‘추로지향’이라고 했다. 또 이곳은 독립운동의 성지다.
상하이 임시정부의 국무령 석주 이상룡 선생과 국민회의 의장 일송 김동삼 선생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했다.
‘향약’을 실천하며 이웃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는 ‘인보협동(隣保協同)’ 정신의 본향이기도 하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저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안동을 ‘전통의 원형질을 지켜온 문화유산의 보고’라고 기술했다.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의 두 번째로 안동에서 시작해 영주·문경·대구를 잇는 선비문화 코스를 찾아간다.


◇우리의 선비문화를 만나다

선비문화 코스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은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에 있는 병산서원이다.

병산서원은 서애 류성룡과 그의 아들 류진을 모신 사당이다. 여행지로서 병산서원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유학의 보루인 서원의 전형이라는 것에서부터 산수를 품고 있는 최적의 위치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임진왜란에 휘말린 나라를 구한 류성룡을 기억하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병산서원에서도 가장 좋은 스폿은 서원의 앞쪽에 위치한 만대루다. 정면 7칸, 측면 2칸의 만대루에서는

서원 앞에 펼쳐진 낙동강과 너른 백사장, 병풍과 같은 산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병산서원의 주요 건물에는 만대루와 함께 류성룡과 류진의 위패를 모신 사당인 존덕사, 서원의 중심으로

학생들이 강의를 듣던 입교당과 책을 인쇄하던 장판각이 있고 제사를 준비하는 진사청과 학생들의

기숙사로 쓰였던 동재·서재 등이 있다. 건물들은 엄격하면서도 권위적이지 않고 정갈하면서도

군더더기가 없는 조선시대 서원양식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도산서원 앞의 시사단. 조선 정조가 영남 사림을 위해 과거를 시행한 곳이다.
도산서원 앞의 시사단. 조선 정조가 영남 사림을 위해 과거를 시행한 곳이다.

이외에도 주요한 서원은 도산서원·소수서원 등이 있다.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에 있는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을 모시기 위해 만들어졌다.
원래는 퇴계가 도산서당을 짓고 학생들을 가르치던 곳으로 퇴계 사후 제자들이 서당 뒤로 서원을 꾸몄다.
서원에서 보면 강의 건너편에 언덕이 있는데 이를 시사단이라고 한다.
1792년 정조가 영남 사림을 위해 여기서 과거를 시행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비가 있다.
안동댐으로 인해 수몰되자 지금과 같이 축대를 쌓아 높였다.

소수서원은 경북 영주시 순흥면 내죽리에 있는 조선 시대 최초의 서원이다.

군수였던 주세붕이 고려의 안향을 모시기 위해 1543년 백운동서원을 설립한 것이

시초고 이후에 퇴계가 이름을 지금처럼 바꾸었다.


낙동강이 마을을 휘돌아간다고 해서 ‘하회마을’이다. 류성룡 가옥 등 고택이 많다.
낙동강이 마을을 휘돌아간다고 해서 ‘하회마을’이다. 류성룡 가옥 등 고택이 많다.

◇체험들
서원이 선비문화를 느끼는 곳이라면 실제 체험하는 곳으로는 하회마을과 선비촌 등이 있다.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의 하회마을은 낙동강 줄기가 이 마을을 싸고돈다고 해서 ‘하회(河回)’라는 이름이 붙었다.
류성룡 등 수많은 고관을 배출한 전통가옥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최근에 뜨고 있는 선비문화 체험시설은 영주의 선비촌이다. 소수서원과 바로 붙어 있어 패키지로 즐길 수 있다.

선비촌은 복사품이지만 예전부터 이곳에 있어 온 마을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고택들을 대부분 영주 곳곳에 있는 전통 깊은 고가들을 모델로 했다. 선비촌 안에서는 시기에 따라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붓글씨나 탁본·다례제 등 선비문화를 체험하는가 하면 투호·제기차기·널뛰기·연날리기 등

민속놀이도 연중 가능하다. 보다 심층적인 체험을 위해서는 영주의 한국선비문화수련원과 안동의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등을 찾으면 된다. 여기에서는 1박2일 이상 합숙을 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문경새재의 모습. 경상도와 충청북도, 낙동강과 한강을 연결하는 고갯길이다.
문경새재의 모습. 경상도와 충청북도, 낙동강과 한강을 연결하는 고갯길이다.
◇문화유산들
문화유산도 많다. 유명 관광지 중 하나는 문경새재다. ‘새재’는 ‘새도 넘기 힘든 고개(재)’를
말하는데 특별히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충주를 연결하는 고갯길인 조령(鳥嶺)을 지칭한다.
문경이라는 지역과 조령이라는 고개 이름이 합쳐져 문경새재가 된 것이다.
문경새재는 남쪽으로부터의 외적을 막는 방파제였다.
현재도 3개의 관문과 성벽이 있어 위용을 자랑한다.

이러한 이유는 문경새재가 부산과 서울을 연결하는 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전통시대 도로나 철길이 없던 시절 경상도의 물자와 인력은 문경에서 새재를 넘어

충주로 온 후 한강을 따라 서울로 모였다.


부석사 무량수전의 모습. 고려 중기에 만들어졌으며 주위의 산세와 절묘하게 어울린다
부석사 무량수전의 모습. 고려 중기에 만들어졌으며 주위의 산세와 절묘하게 어울린다

영주시 부석면 봉황산 중턱에 있는 부석사도 빼놓을 수 없다.
676년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고 13세기에 세워진 무량수전(국보 제18호) 등이 유명하다.
보통 절은 일반적으로 아늑한 산속에 위치하기 마련인데 부석사는 모습이 훤히 드러나는 산등성이
에 자리 잡고 있다. 마루에 걸터앉아 소백산 영봉을 바라보는 모습은 백미다.

◇근대 유산들

대구 근대골목 걷기는 살아 있는 역사를 만나는 체험여행이다.

대구는 한국전쟁 당시 다른 지역에 비해 피해가 크지 않았다. 덕분에 과거 생활상이 비교적 잘 유지돼 있다.

근대골목은 보통 동산동에 자리한 청라언덕에서 시작된다. 이 익숙한 이름은 가곡 ‘동무생각’에 나온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희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부른다’라는 가사다.

대구에 기독교가 전파됐을 때 선교활동을 한 미국 선교사들의 가옥으로 대구 유형문화재인 스윗즈주택과

챔니스주택·블레어주택 등이 눈에 띈다. 청라언덕을 시작으로 3·1만세운동길을 거쳐 전통문화체험관,

계산성당, 이상화·서상돈 고택, 뽕나무골목, 약전골목 등으로 이른다.


‘김광석 다시 그리는 길’의 모습. 원래는 근처 방천시장 재생을 위해서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이 길이 더 유명하다.
‘김광석 다시 그리는 길’의 모습. 원래는 근처 방천시장 재생을 위해서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이 길이 더 유명하다.

최근에 뜨는 대구의 핫플레이스는 대구 대봉동의 가수 김광석을 기리는 ‘김광석 다시 그리는 거리’다.
원래는 2010년 근처 전통시장인 방천시장의 재생사업을 위해 둑길 아래 350m 내외로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현재는 거리 자체가 유명해졌다.

내륙 깊숙한 안동의 지역적 특성으로 염장을 한 간고등어가 탄생했다.
내륙 깊숙한 안동의 지역적 특성으로 염장을 한 간고등어가 탄생했다.

◇별미들
안동의 음식이라고 하면 간고등어라고 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내륙 깊숙이 자리한 안동 지역의 특성이 ‘안동 간고등어’를 만들어냈다. 내륙에서 고등어를 먹으려면
먼바다에서 운송해올 수밖에 없었고 이를 위해서는 소금을 치는 염장을 해야 했는데 여기서
‘안동 간고등어’가 유래했다. 이외에 졸여서 양념으로 버무린 ‘찜닭’, 제사를 지내지 않고도 먹는 ‘헛제사밥’ 등이 있다.

또 대구의 막창·매운 갈비, 영주의 풍기인삼·영주한우, 문경의 메기매운탕·산채정식 등도 놓치면 아까운 음식들이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