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書畵
오원 장승업 삼인문년도. (吾園 張承業 三人 問年)
'헛된 싸움'
오원 장승업 (吾園 張承業 1843 ~97)이 그린
삼인문년 (三人 問年)은 그 잘난 나이 싸음이 얼마나 해묵었는지
알려주는 그림입니다.
제목은 "세 사람 나이를 묻는다"는 뜻이죠.
어느 자리에서 이 그림을 보여주며 주제가 뭐냐고 물었더니
한 분이 기가 막히게 답하더군요.
"혹시 민증 까봐! 아닌가요."
노인 셋이 손가락질을 합니다,
누가 나이 많은지 내기하는데, 가리키는 곳이 힌트입니다.
맨 아래쪽 사람이 위로 손짓합니다.
기암괴석이 쌓여있고 파도가 넘실거리는 곳이죠.
그가 말합니다
"난 나이 잊은지 오래돼, 어릴 적 친구만 생각 나,
걔 이름이 반고였어."
반고 (盤古) 가 누굽니까,
천지를 창조하신 신이죠 위에 보이는 바위와 바다가
태초에 그가 만든 세상 모습입니다.
가운데 사람이 같잖다는 표정이네요.
그는 집을 가리키며 대꾸합니다.
"한참 어리구만,나는 바다가 뽕밭이 될때마다
나무가지 하나씩 방안에 두었는데,
그가지가 열 칸 집을 채웠네. "상전벽해란 이름을 두고 한말이죠.
작은 산가지가 빽빽이 들어간 집이 보입니다.
허풍이 전입가경 입니다.
마지막으로 맨 위 사람이 아이 이르듯이 말합니다.
그는 바로 옆 복사나무를 가리키네요.
"나는 반도(蟠挑)를 먹고 나서 씨를 곤륜산 아래에 버렸지.
지금 그 씨가 곤룬산 높이와 같아. 자네들이야 하루살이지
"반도는 신선이 먹는 복숭아죠.
삼천년에 한번 꽃이 피고 삼천년 뒤에 열매가 달립니다.
곤륜산 높이는 2천5백리라고 하네요.
참 어지간한 노인네들 입니다.
한마디로 "철들자 철부지" 꼴 아닙니까 .
장 자크 루소가 일찌감치 말했지요.
열 살은 과자를 좇고 , 스무 살은 연인을 ,
서른 살은 쾌락을, 마흔 살은 야망을 좇는다고요.
그럼 쉰살은? 욕심을 따라 움직인대요.
연로해도 지혜를 좇기가 어렵다는 뜻 입니다.
참, 한 사람을 빠뜨렸네요.
노인네들의 입씨름을 흘러들으며 따분한 얼굴로
앉아있는 어린아이가 누구일까요
아마 삼천갑자 동방삭일 겁니다.
오원의 그림은 중국 고사를 묘사했는데.
살아도 헛산 사람이 나이를 따진다는
우의가 숨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