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말씀

지혜의 말씀

선바우1 2018. 5. 26.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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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에 단청하지 말라


원래 한문 구절은 '如厠屋(여측옥) 塗丹확(도단확)'이다

'변소에 단청하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 선림보훈 >에 나오는 말이다

서산대사의 < 선가귀감 >에도 수록되어 있다
공부가 도를 이루기 전에 남에게 자랑하거나 온갖 말재주로써

서로 이기려 하는 어리석음을 경계할 때 쓰이는 비유이다

공부 좀 했다고 남을 무시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내 입에서 폼 잡는 말이 튀어나오려 할 때 늘 이 경구를 떠올린다  

'너는 지금 변소에 단청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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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질 땅에 끌려 다니지 말라 


임제 선사의 말이다 

이말은 한문으로 읽어야 제 맛이 난다

 

不隨萎萎地(불수위위지)
不隋는 끌려다니지 말라는 뜻이고,

萎萎는 시들시들한, 즉 생명이 없는 모습을 일컫는다

地는 우리가 밟고 다니는 대지란 뜻 외에

어떤 경지, 상황, 사태, 대상 등등을 가리킬 때 쓰이는 말이다  

즉 산송장처럼 살지 말라는 뜻이다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隨處作主)는 가르침이다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이 말을 얼마나 되새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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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주박 한개, 누더기 한 벌이면 어딜 가나 거침이 없다


원래 한문 구절은 '一瓢一衲(일표일납) 旅泊無累(여박무루)'

< 선가귀감 >에 나오는 표현이다


마음을 단정히 하여 순박하고 올바른 것을 근본으로 삼으면

이러한 경지에 오른다는 것이다
이 구절을 떠올리면 세상사 인연을 놓고

어디론가 훌훌 떠나고 싶어진다


'
표주박 한 개, 누더기 한 벌'의 삶은 얼마나 거침없는 삶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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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성력력(惺惺歷歷) 밀밀면면(密密綿綿)하라

'오직 또렷이 깨어 역력하고, 은밀하게 끊임없이 하여야 한다'


뜻으로 역시 < 선가귀감 >에 나온다


공부(工夫)는 여조현지법(如調絃之法)처럼 해야 한다는

표현 다음에 나오는 말로 공부를 거문고 줄 고르듯이 팽팽하고

느슨한 정도가 알맞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조급하거나, 그렇다고 반대로 너무 안일하게 하면

공부를 그르치게 된다는 경책이다


선수행 뿐만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공부에 해당하는 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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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알을 품듯 하고,

고양이가 쥐를 잡을 때와 같이 하고,

주린 사람이 밥 생각하듯 하며,

목마른 사람이 물 생각하듯 하고,

애기가 엄마 생각하듯 해야 한다


공안(화두)을 참구할 때

이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비유로 사용된다

지극한 정성과 털이 곤두서는 집중,

그리고 애간장이 녹는 간절함이 이 구절 속에 다 들어있다 

나는 詩를 쓸 때나 연애할 때,

그리고 공부를 할 때도 늘 이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우스갯소리로

'삼 년 된 과부가 남자 그리워하듯' 이라는

비유를 덧붙이기도 한다


언젠가 내 경험에서 우러나온 비유를 하나 덧붙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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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을 때는 삶, 이 자체가 되어 살아가야 한다

죽을 때는 죽음, 그 자체가 되어 죽어야한다


< 벽암록 >에 나오는 말이다.   더하고 뺄 말이 없다  

그저 열심히 사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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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네가지 고독함이 있나니,

태어날 때는 혼자서 오고,

죽을 때도 혼자서 가며,

괴로움도 혼자서 받고,

윤회의 길도 혼자서 가는 것이니라

 

<근본설일체유부 비나야잡사 >에 나오는 말이다

슬프지만 어쩌겠는가 

 이세상에 올 때도 혼자서 왔고,

죽을 때도, 윤회의 길을 갈 때도 혼자서 가는 것이다
외할머니를 화장할 때 어머니는

얼마 뒤 불 속으로 들어갈 외할머니의 관을 잡고 조용하게,

그러나 참으로 서럽게 우셨다 

일찍이 외할아버지도 가시고, 외삼촌도 가시고,

마지막 남은 외할머니도 가신 것이다 

홀로 가신 외할머니도, 홀로 남으신 어머니도 모두모두 고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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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을 때는 몸과 마음 전체가 밥이 되어 밥을 먹어라


<십이시법어 >에 나오는 말이다  

선사들은 늘 강조한다

밥 먹을 때 밥 먹고, 공부할 때 공부하고 쉴 때 쉬라고

매 순간을 지극 정성으로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다

말이 쉽지 행동으로 옮기기는 참으로 어렵다

우리네 삶이라는 게 사랑하는 사람을 옆에 두고도

다른 여자에게 곁눈질하는 짓의 연속이 아니던가  

밥 먹을 때는 밥 먹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

머리띠라도 두르고 나 자신에게 외치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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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자  

아니 누가 내 눈을 감겼단 말인가


<아함경 >에 나오는 말이다  

이어서 다음 구절로 연결된다

 

'사물을 내 스스로 보지 못하고

남의 눈으로 보아 온 그릇된 버릇에서 벗어나야 한다.

활짝 열린 눈에는 한 티끌도 없다  

내 눈이 열려야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다'

눈을 떠야 하는데 자꾸만 눈이 감긴다  그게 편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것은 눈꺼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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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보왕삼매론 >에 나오는 말이다

 

이어서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病苦로써 양약을 삼으라'고 한다 

병에서 벗어나려 하면 할수록 병은 더 깊이 몸을 파고 든다  

병을 잘 모셔서 약으로 삼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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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 중생이 병들었으므로 나도 병들었거니와,

만약 일체 중생이 병이 나으면 나의 병도 나을 것이다


유마거사가 한 말이다

 

나는 이 말을 통해 '대자대비(大慈大悲)' '보살도'

하는 불교사상의 정수를 가슴으로 느낀다  

이 세상이 병들었는가, 아니면 내가 병들었는가

이 세상의 병은 다 나았는가

아니면 내가 병이 다 나은 척 하고 있는 것인가

물어 보고 또 물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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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도 가도 본래의 그 자리요,

왔다 왔다 해도 출발한 자리다


의상대사의 말이다

 한자음대로 읽으면 묘한 울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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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행본처(行行本處) 지지발처(至至發處) 

깨달음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뭐라 단정지을 수 없지만,

이 구절 속에는 끊임없이 자기귀환(自己歸還)하라고

등 떠미는 자가 숨어 있는 듯하다  

환장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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