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전공하던 필자의 대학 시절 한 교수님은 신입생들에게 처음 얼마 동안은 표준렌즈만 사용할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결정적 순간’이란 용어를 창시한 거장 앙리까르티에브레송 역시 카메라를 ‘눈의 연장’이라 표현하며 표준렌즈를 즐겨 사용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이처럼 표준렌즈를 중시 하는 이유는 왜일까요? 그것은 사람의 눈높이에서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우리에게 가장 편안한 프레임을 선사해주기 때문입니다. 표준렌즈에 의해 맺힌 화면의 원근감은 사람이 느끼는 원근감에 가장 근접합니다. 화각 역시 표준렌즈의 화각이 사람의 시각과 가장 흡사하기 때문에 브레송은 자신의 눈의 연장으로 표준렌즈를 택했던 것입니다. 캐논은 현재 EF 50mm f/1.2L USM 렌즈와 EF 50mm f/1.4 USM 그리고 EF 50mm f/1.8 USM II 등 세 종의 50mm 렌즈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EF 50mm f/1.2L USM 렌즈는 L 렌즈다운 고화질과 뛰어난 아웃포커스 능력을 자랑하는 최고의 표준렌즈입니다. EF 50mm f/1.8 USM II 렌즈는 경량의 무게와 아주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지만 한단계 밝은 EF 50mm f/1.4 USM과 비교하자면 약간 아쉬운 느낌이 듭니다. 가격과 렌즈의 무게 등을 고려해 볼 때 저의 주력 표준렌즈는 자연스럽게 EF 50mm f/1.4 USM가 되었습니다. EF 50mm f/1.4 USM 렌즈는 EF 시스템에서 가장 기본적인 ‘표준’ 렌즈입니다. 이 뛰어난 렌즈는 f/1.4의 밝기에는 물론이거니와 광각-개방시에도 사진이 매우 선명해서 어떠한 조명하에서도 만족스러운 촬영이 가능합니다. 즉 낮은 조명 조건하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렌즈입니다. 또한 극히 작은 마이크로 USM과 AF 모드시에도 여전히 풀타임 수동 포커싱이 제공되는 컴팩트하고 매력이 많은 EF 시스템에서는 유일한 렌즈입니다. 이제 저와 함께 EF 50mm f/1.4 USM이 담아내는 정직하고 편안한 사진의 세계로 들어가 보실까요? | ||||
필자가 여행할 때 가장 애용하는 렌즈가 바로 EF 50mm f/1.4 USM입니다. 저의 주력 바디 EOS-1D Mark III는 1.335 킬로그램(kg)에 이르는 상당한 무게를 자랑하는데 이에 비해 콩알처럼 가벼운 EF 50mm f/1.4 USM 덕분에 제 발걸음은 가벼워집니다. 단지 무게 때문에 표준렌즈를 이용한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광각렌즈의 힘있는 앵글이나 망원렌즈의 압축된 원근감을 바탕으로 제작한 사진들에 비해 표준렌즈로 촬영한 사진들은 항상 우리로 하여금 꾸미지 않은 마음으로 세상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해줍니다. | ||||
Canon EOS-1D Mark III | EF 50mm f/1.4 USM | 20sec | F13 | ISO-200 | ||||
굴비로 유명한 영광 법성포 항의 새벽풍경입니다. 같은 장소에서 광각렌즈, TS 렌즈, 망원렌즈 등을 바꾸어 가며 촬영했습니다. 각각의 렌즈마다 서로 다른 매력이 있지만 제게는 EF 50mm f/1.4 USM으로 찍은 풍경이 가장 정직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 ||||
Canon EOS-1D Mark III | EF 50mm f/1.4 USM | 3.2sec | F11 | ISO-200 | ||||
반포대교의 명물 분수쇼를 관람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실루엣으로 표현한 사진입니다. 많은 분들이 광각렌즈를 이용해서 다리와 분수의 아름다운 조화를 나타내는데 비해 저는 다른 각도에서 표준렌즈를 사용해서 사람과 분수의 조화를 표현해 주었습니다. | ||||
Canon EOS-1D Mark III | EF 50mm f/1.4 USM | 1/50sec | F4.0 | ISO-640 | ||||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 위치한 어시장의 아침 풍경입니다. 아침햇살을 맞으며 생선을 손질하는 상인의 모습을 표준렌즈에 담았습니다. 가벼운 렌즈는 1/50초로 촬영함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 냅니다. | ||||
Canon EOS-1D Mark III | EF 50mm f/1.4 USM | 1/64sec | F8 | ISO-250 | ||||
필리핀 팔라완의 거리 풍경입니다. 화려한 컬러의 간판과 달리는 오토바이의 생동감을 더불어 표현하기 위해 1/64초로 촬영했습니다. | ||||
Canon EOS-1D Mark III | EF 50mm f/1.4 USM | 32sec | F16 | ISO-100 | ||||
이제는 포항의 자랑이된 포스코 야경입니다. 형산강에 비친 포스코 공장이 내뿜는 화려한 불빛의 반영을 장노출로 포착했습니다. 역시 표준렌즈를 사용해 왜곡 없는 편안한 프레임 안에 담아냈습니다. | ||||
Canon EOS-1D Mark III | EF 50mm f/1.4 USM | 1/64sec | F16 | ISO-100 | ||||
신선의 도시로 알려진 중국 봉래의 삼선산 풍경입니다. 광활한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포인트에서 광각렌즈,TS 렌즈, 망원렌즈 등을 동원하여 촬영했습니다. 각각의 렌즈마다 서로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만 가장 편안함을 주는 사진은 역시 표준렌즈로 담은 컷입니다. | ||||
Canon EOS-1D Mark III | EF 50mm f/1.4 USM | 4sec | F5.6 | ISO-100 | ||||
사진 마니아들에게 출사지로 널리 알려진 군산 경암동 철길의 밤 풍경입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선사해준 의자 덕분에 철길 위로 피어오르는 은은한 감상을 잔잔하게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 ||||
Canon EOS-1D Mark III | EF 50mm f/1.4 USM | 1/64sec | F3.5 | ISO-640 | ||||
Canon EOS-1D Mark III | EF 50mm f/1.4 USM | 1/100sec | F2.8 | ISO-640 | ||||
EF 50mm f/1.4 USM 렌즈로 촬영 가능한 최단거리는 약 45cm입니다. 접사 촬영은 불가능하지만 어느 정도 거리에서 피사체를 클로즈업 하기에는 좋은 성능을 발휘합니다. 지금은 추억 속으로 사라진 무궁화형 동차(NDC)의 기관실 내부 모습입니다. 기관사의 운전 장면을 클로즈업한 후 낮은 조리개 수치로 세팅해 촬영했습니다. | ||||
Canon EOS-1D Mark III | EF 50mm f/1.4 USM | 1/1000sec | F4.5 | ISO-100 | ||||
표준렌즈를 잘 이용하면 광각렌즈나 망원렌즈의 효과도 낼 수 있습니다. 포항 등대박물관에 위치한 등대의 모습입니다. 달랑 등대만을 담기에는 적적해서 앞쪽에 있는 등대 모양의 돌조각을 걸친 채 촬영했습니다. 앞에 보이는 조각이 부각되어 마치 광각렌즈로 촬영한 느낌을 줍니다. | ||||
얼마전 렌즈 노하우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인물 촬영시 필자의 주력렌즈는 EF 85mm f/1.8 USM입니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많이 사용하는 렌즈가 바로 EF 50mm f/1.4 USM입니다. 표준렌즈는 85mm 렌즈에 비해 많은 공간을 확보해 줍니다. 동시에 f/1.4의 밝기에도 물론 주어진 조명하에서 완벽한 촬영을 이루어냅니다. 많은 진사님들이 사용하는 1.6크롭 바디에서 50mm 표준렌즈는 약 80mm의 환산초점 거리를 가지는데 이는 인물 촬영에딱 적당한 화각입니다. | ||||
Canon EOS 40D | EF 50mm f/1.4 USM | 1/40sec | F4.5 | ISO-200 | ||||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울 총지배인 디디에벨뚜와즈의 포트레이트입니다. 피사체의 자연스러운 포즈와 호텔의 은은한 조명이 잘 어울러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사진입니다. | ||||
Canon EOS-1D Mark III | EF 50mm f/1.4 USM | 1/64sec | F2.5 | ISO-1600 | ||||
아시아개발은행의 하루히코 쿠로다 총재의 인터뷰 사진입니다. 적절한 조명이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 조리개를 열고 현장의 빛을 이용해서 순간 포착했습니다. | ||||
Canon EOS-1D Mark III | EF 50mm f/1.4 USM | 1/100sec | F2.2 | ISO-400 | ||||
앞서 소개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어시장의 풍경입니다. 지붕 이곳 저곳을 뚫고 들어온 빛과 인물의 조화를 잘 나타내기 위해 조리개는 f/2.2로 세팅했습니다. | ||||
Canon EOS-1D Mark III | EF 50mm f/1.4 USM | 2sec | F14 | ISO-100 | ||||
볼거리 가득한 터키 이스탄불의 이집트 바자르에서 와이프의 기념샷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장노출을 사용해 시장 분위기는 담아 내고 사람들의 모습은 흘려주었습니다. | ||||
Canon EOS-1D Mark III | EF 50mm f/1.4 USM | 1/100sec | F1.4 | ISO-200 | ||||
스튜디오에서 웨딩 촬영이 있던 날, 직접 EF 50mm f/1.4 USM을 챙겨 들고 와이프의 모습을 파인더에 담았습니다. 렌즈의 성능을 한껏 발휘하기 위해 조리개를 최대 개방한 후 촬영했습니다. 모든 사진가들에게 가장 편안한 앵글을 선사해줍니다. 또한 가벼운 무게와 밝은 조리개로 인해 여러분들을 바로 표준렌즈 마니아가 되도록 만들어 줄 것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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