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사람에게 / 조병화
외로운 사람아,
외로울 땐 나무 옆에 서 보아라.
나무는 그저 제자리 한 평생
묵묵히 제 운명, 제 천수를 견디고 있나니
나무는 그저 제 자리에서 한 평생
봄, 여름, 가을, 겨울 긴 세월을
하늘의 순리대로 살아가면서
상처를 입으면 입은대로 참아내며
가뭄이 들면 드는대로 이겨내며
홍수가 지면 지는대로 견디어내며
심한 눈보라에도 폭풍우에도 쓰러지지 않고
의연히 제 천수를 제 운명대로
제 자리를 지켜서 솟아 있을 뿐
나무는 스스로 울질 않는다.
바람이 대신 울어준다.
나무는 스스로 신음하지 않는다.
세월이 대신 신음해 준다.
오, 나무는 미리 고민하지 않는다.
미리 근심하지 않는다.
그저 제 천명 다하고 쓰러질 뿐이다
'그리움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는 떠났습니다 / 이정하 (0) | 2018.09.08 |
---|---|
이 세상에 그대만큼 사랑하고픈 사람 있을까 (0) | 2018.09.07 |
비오는 아침 (0) | 2018.08.29 |
누군가 내 안에서 (0) | 2018.08.27 |
비가 전하는 말 (0) | 2018.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