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戰 해인사를 지켜낸 군인... 장지량
장지량 前공군 참모총장 “해인사 폭격 거부 처형될 뻔”
<수난의 문화재-이를 지켜낸 인물 이야기> 출간
“내가 잘 했다기 보다 우리나라의 운수였던 게지요.”
4일 전쟁 기념관 한국 군사학회 사무실에서 만난 ‘노병’의 목소리는 쩌렁쩌렁했다. 우리나라 공군의 산증인인 장지량 전 공군 참모총장(84)은 1951년 여름, 무더웠던 8월의 이야기를 마치 어젯일처럼 기억해냈다.
5일 출간된 <수난의 문화재-이를 지켜낸 인물이야기>(문화재청 역음·눌와)에 나온 장지량 장군의 이야기는 군인 장지량이 아니라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지켜낸
‘문화유산 지킴이’ 장지량의 소중한 이야기다.
“51년 8월 중순에 나는 경남 사천의 제1 전투 비행단 작전 참모로 있었는데 미군의 폭격 명령이 떨어졌어요.” 그 명령은 “(1개 편대로) 해인사를 점령한 인민군 1개
대대(500~600명 추산)를 소탕하라.”는 것이었다.
순간 장 중령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고 했다.
“해인사라면 천년고찰이기도 하고, 더욱이 팔만대장경이 있지 않은가?
인민군이 불공을 드리러 간 것은 아닐 테고, 식량 조달이 목적이라면 금방 철수할 것 아닌가?
그들이 철수한 뒤에 폭격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장 중령은 즉각 장덕창 비행단장과 김영환 전 대장에게 달려가 자초지종을 풀어놓았다.
두 사람도 흔쾌히 동의했다. 시간이 지나도 전투기가 뜨지 않자 미군 고문단 6146부대 윌슨 대위가
달려와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한다.“왜 출격하지 않냐고, 명령 불복종이냐고 화를 내더군요.
그래서 내가 그랬지.
You know Paris? You know japanese Kyoto? 다급한 마음에 2차 세계 대전 때 독일군 폭격을 피해
무조건 항복한 와이장 파리 방위 사령관과 일본 본토 폭격 때 고도(古都)인 교토만큼은 폭격 목표에서
제외했던 미군을 예로 들었어요.”
그렇게 시간을 끄는 사이 일몰이 다가왔고 출격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자 윌슨 대위가 ‘이승만한테 보고해서 목을 자르겠다.’고 분기탱천하더군.
윌슨이라는 친구가 얼마나 ‘까칠’하던지…. 일개 미군 대위가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승만 리’라고
함부로 부르고…. 험악한 말다툼이 벌어졌지.”
이 일을 보고받은 이승만 대통령은 노발대발하면서 “두 사람(장지량·김영환)을 당장 포살하라.”는
명을 하달한다. 해인사를 지키려다 처형당할 운명에 처했던 것이다. 하지만 김정렬 당시
공군 참모총장이 대통령을 설득했고, 장지량·김영환 중령은 겨우 화를 면한다.
해인사 장경판전(국보 제52호)과 고려대장경판(국보 제32호)은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과 기록유산으로 나란히 등재됐다.
한 군인의 용기가 자칫 잿더미가 될 뻔한 문화유산을 구해낸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수난의 문화재~>는 장지량 장군처럼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문화유산을
지켜낸 사람들 이야기다. 경복궁 자선당을 80년 만에 반환시킨 김정동 목원대 교수, 북관 대첩비
반환에 큰 몫을 담당한 초산 스님 등도 현존 인물이다.
또 <조선왕조실록>을 지킨 안의와 손홍록, 경천사 십층 석탑 반환에 결정적 역할을 한 어네스트
베셀과 호머 헐버트, 광화문을 철거에서 지켜낸 야나기 무네요시와 설의식 등
13명의 이야기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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