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지·여행정보

숨겨진 해변-충남 태안

선바우1 2018. 1. 24. 20:29


숨겨진 해변 충남 태안

비밀장소도 아니고, 무인도도 아니지만, 충남 태안에는 나름, ‘숨겨진 해변’이 존재한다.

알만한 사람은 알음알음으로 찾아오기도 하지만 유명해수욕장에 비하면, ‘비밀장소’에 가깝다.

태안 신두리해변, 구례포해변, 학암포해변은 서로 근접해 있으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그리 많지 않다는

데에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이 세 곳은 마치 그 모양새가 비슷하면서도,

개성이 각기 다른 세 자매처럼 닮은 듯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신두리 해변

신두리 해변으로 가는 길, 낮은 산들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려 내며 초록빛 들판을 감싼다.

들판에 흰 옷을 입고 펄럭이는 누군가에 흠칫 놀라 보니, 참새 쫓는 허수아비다.

그늘 밑에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앉은 한 할머니가 콩을 다듬고 있다.

신두리 사구로 가는 길을 물어보니, 순박하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길을 가리킨다.

외롭지만 꿋꿋이 서 있는 허수아비와 콩 까는 할머니의 순박한 웃음에 가는 길부터

마음이 노글노글해졌다.

신두리 해변에 도착하자 물때가 되었는지 멀리서부터 물이 서서히 차오르는 모양이 보인다.

해안의 고운 모래가 결을 이루고

있는 해변 모래사장이 마치 드넓은 사막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신두리 해변은 원시적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그

것은 사구, 모래 언덕 때문. 신두리 사구는 1만5천여 년 전

빙하기 이후로 생성되기 시작되었다고 추정된다.

해류와 파도로 운반된 모래들이 쌓이고, 쌓이고, 또 쌓여서 바다에 언덕을 만들어버렸다.

바다와 농토의 완충지대로 해풍도 막아

주고, 사구로 만들어진 들판에서는 해당화, 꿩 등 그들만의 세상이 펼쳐진다.

너른 사막 같은 해변, 멀리 보이는 등대와 서서히

해안으로 밀려오는 파도 끝자락을 잠시 뒤로 하고 사구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곳곳에 분홍빛 해당화가 고개를 내밀고, 무성히

자란 수풀에서 다듬어지지 않은 원시적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때마침 “푸드득”하고 날아오르는 수꿩이 사구 들판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풀들, 바다 소리가 쉽사리 발걸음을 놓아주지 않는다.

신두리 해변은 해안가로 펜션이 많은 편이어서 숙박을 하는 데에 있어서는

여유를 두고 예약을 한다면 어려움이 없을 듯싶다.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는 촌로...들꽃과 동물들이 공존하는 신두리 사구

구례포 해변

“좀 구부러지면 어때”

구례포 해변에는 바다 바람을 온전히 몸으로 맞으며 서 있는 소나무들이 모여 서 있었다.

불에 녹은 엿가락처럼 소나무의 몸통은 조금씩 구부러져 있었다.

그러나 솔잎만은 푸르른 제 빛을 잃지 않고 있다.

소나무는 이렇게 위로하는 것만 같았다. “좀 구부러지면 어때, 세상에 흠 없는 것이 어디 있느냐”고.

구례포 해변의 너른 백사장은 신두리 해변과 다르지 않지만,

바다를 마주보고 있는 소나무 군락 덕분에 좀 더 아늑한 느낌이다.

여름휴가를 일찌감치 낸 듯한 가족이 도시락을 싸와서 소나무 사이에 앉아 파도 소리를 들으며 한가로움을 즐긴다.

소나무 숲 속에서 바라 본 해변의 모습은 양옆으로 길게 뻗어 있어,

보는 내내 가슴이 뻥 뚫린 듯 시원하다.

구례포 해변 근처에는 펜션 보다는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집이 많다.

 ‘혜진이네 민박집’ 등 자녀 이름을 딴 민박집 이름들이 정겹다.



구례포 시원한 긴 해변과 군락을 이루고 있는 소나무





잔잔한 그리움 머금은 학암포 해변

수면 위로 비죽이 올라온 작은 섬, 소분점도. 적당히 불어오는 바다 바람의 강도와 멀리 깔린 안개 사이에

수줍은 듯 서 있는 자그마한 섬을, 학암포 사람들은 ‘소분점도’라 부른다.

해변의 길이는 그리 길지 않지만, 잔잔한 옛 그리움이 떠오를 법한 낭만적인 경치에 마음을 빼앗길 만한 곳이다.

소분점도가 바다 한 가운데 덩그러니 떠 있는 데에 반해, 대분점도는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작은 산과 같다.

대분점도는 학암포 해변을 감싸 안는 듯한 형상인데, 해변 반대 편 쪽에 있는 바위가 학을 닮았다하여

 ‘학암포’라 이름 지어진 것.

학암포 해변 뒤편에 있는 작은 항구에는 나른한 오후의 휴식을 취하는

배들이 가지런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대분점도를 따라 들어가니, 낚시 채비를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학암포에서는 주로 광어,

우럭 등이 잡혀 해수욕뿐만 아니라

낚시를 즐기는 이들에게 좋은 휴가지이기도 하다.



바다위에 수줍은 모습으로 떠 있는 학암포 해변의 소분점도
고깃배들이 한가로운 오후의 휴식을 취하고 있다.학모양의 바위가 있는 대분점도



가는 길


산두리 해변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32번 국도-서산 방면)-서산-태안(603번 지방도)

-원북(634번 지방도-좌회전)-신두 3리 (신두리 해수욕장)


구례포 해변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32번 국도-서산 방면)-서산-태안(603번 지방도)

-원북(634번 지방도)-구례포 

 

하암포 해변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32번 국도-서산 방면)-서산-태안(603번 지방도)

-원북 (634번 지방도-좌회전)-학암포



주변가볼만 한 곳 


이원반도 자세히 보기

이원반도는 ‘태안의 땅끝’이라 불린다.

이원반도 내에는 꾸지나무골 해변이나 사목 해수욕장이 있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꾸지나무골 해변 또한 하루에 버스가 대여섯 차례 정도밖에 다니지 않아

한적한 휴가지로 손꼽히고 있다.


구름포 해수욕장 자세히 보기


구름포 해수욕장은 만리포해수욕장에서 차량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해수욕장으로

수심이 얕고 물이 맑아 아이들과 함께 피서를 즐기는 가족들에게 좋을 듯싶다.

또한 도다리가 많이 잡히는 곳으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 글·사진: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팀 양서연 취재기자(arom06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