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생(因緣生) / 청화스님
부처님의 사상에서 볼 때 절대물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간성도 공간성도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물질이 분명히 내 눈앞에 있고, 물질이 있다고 생각할 때는
공간성이 있으므로 존재가 있고, 또 시간도 있을 것인데 왜 그러는 것인가?
그 해답은 인연생(因緣生)이기 때문에 인연 따라서 잠시간 이루어졌기
때문에 시간성과 공간성이 없는 것입니다. 시간성과 공간성이 없기
때문에 물질이 없습니다. ‘인연 따라서 잠시간 이루어졌다.’
이 말은 모두가 조건부라, 인연 떠나서는 어느 것도 존재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불교의 기초를 다 아시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말씀 드릴 필요가 없습니다만 우선 자기라는 존재를 본다 하더라도
오온(五蘊)의 가화합(假和合)입니다.
오온은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 아닙니까.
오온이 잠시간 가짜로 화합되었단 말입니다.
색은 이것이 물질이므로 산소, 수소, 질소 등 그런 각각의 원소의
결합체가 되겠지요. 수(受) 상(想) 행(行) 식(識) 이것들은
우리 관념의 활동입니다.
내 몸뚱아리를 비롯한 일체 물질과 우리가 감수하고, 의혹하고,
분별시비하는 우리 정신활동, 이러한 것이 본래에 없습니다.
본래에 있다고 한다면 오온개공(五蘊皆空)이라는 말이
그때는 거짓말이 되겠지요. 분석한 뒤에 공(空)이 아니라 내 몸
구성 이대로 즉공(卽空)이라! 바로 공(空)입니다.
어느 사람들은 반야심경의 색즉공(色卽空) 할 때에 색(色)은
물질을 분석하면 공이 되지 않는가,
물질이라는 것은 끝에 가서 에너지가 되는 것이므로 공이지 않는가,
이런 식으로 분석적으로 해석학적으로 생각합니다만 반야심경의
즉공은 그러한 것이 아닙니다.
즉공(卽空)은 색 이대로 공이다. 물질 이대로 공입니다.
내 몸뚱아리 이대로 공입니다. 다이아몬드 그대로 공입니다.
그것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인연생因緣生이기 때문에
공(空)입니다.
- 그림 / 담원 김창배님 선화 - 연 - 음악 / 명상곡 - 아침명상
曲 : 국악명상 / 바람의 길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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