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書畵

매화는 지려는데 / 이옥봉

선바우1 2018. 2. 8. 15:03

 


 

매화는 지려는데 / 이옥봉


유약래하만(有約來何晩)   

오시겠단 약속해놓고 왜 이리도 늦으시나

 

정매욕사시(庭梅欲謝時)   

뜨락에 핀 매화조차 지려고 하는 이때에

 

홀문지상작(忽聞枝上鵲)   

문득 가지 위에서 까치 소리 들려오는데

 

허화경중마(虛畵鏡中眉)   

부질없이 거울만 보며 눈썹을 그리고 있네

 

 

피는 꽃도 있지만 지는 꽃도 있다.

지금 매화 꽃필 무렵이라 이시가 떠오르네요!

임을 향한 그리움 규방의 정(閨情)매화 꽃 조차 지려고 하는 데 . . 

 

 

조선 선조 때의 여류시인 이옥봉의 시입니다.

당시 문신이었던 조원의 소실로 알려져 있는데, 이옥봉의 시들은

구구절절 사랑하는 임을 향한 그리움의 각혈로 수놓아져 있습니다.

규방에서 사랑하는 임이 오길 기다리며 거울을 보고 눈썹만그리는

여인의 마음이 애틋하게 담겨 있는 시입니다.

 

 

그러나 이옥봉이 기다리는 임은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시인은 그리움에 사무쳐 한지에 임을 그린

시를 써서 몸에 둘둘 감고 서해 바다에 투신합니다.

그 시체는 중국 해변으로 밀려갔고,

몸에 둘렀던 그 시가 발견되어

오늘날 전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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