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칼럼

견성성불(見性成佛)

선바우1 2018. 2. 10. 20:26


견성성불(見性成佛)

 

육조혜능은 말하기를

“나의 이 법문(法門)은 원래부터 무념(無念)을 종(宗)으로 삼고, 무상(無相)을

체(體)로 삼고, 무주(無住)를 본(本)으로 삼는다. 무상(無相)은 모습 속에서 모습을

벗어나는 것이다. 무념(無念)은 생각 속에서 생각이 없는 것이다. 무주(無住)

사람의 본성이다.”라고 하였다.

 

선의 본질이 무념(無念)․무상(無相)․무주(無住)라는 것이다. 생각 속에서 생각이

없고, 모습 속에서 모습을 벗어나고, 마음에 머무는 곳이 없는 것이 곧 선(禪)이다.

혜능의 이 말과 “모든 모습은 전부 허망하다. 만약 모든 모습이 모습 아님을 본다면

곧 여래를 보는 것이다.”라는 『금강경』의 사구게(四句偈)를 방편으로

이용하여 견성성불이 어떤 것인가를 설명해 본다.

 

(1) 모든 모습은 허망하다

 

무릇 모습은 모두 허망하다. 왜 그럴까?

모습은 분별된 것이고, 모습을 본다는 것은 분별한다는 것이다. 

 모습은 분별에서 나온 것이므로 허망하다.

분별은 망상(妄相)을 낳는 근본 바탕이다.

 

마치 하나하나의 물결을 분별함으로써 본래 하나인 물을 놓쳐 버리듯이,

하나하나의 모습을 분별함으로써 본래 하나인 마음을 놓쳐 버리게 된다.

본래 물결은 다만 물의 움직임일 뿐이고 물결이란 무엇이 따로 있지 않은

데도 물결의 모습에 머물러 물결의 모습만 보게 되면, 진실을 놓치고

헛것을 붙잡으니 망상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본래 하나의 마음이 움직여 삼라만상을 분별하는데도

삼라만상의 모습에 머물러 삼라만상의 모습만을 분별한다면, 역시 진실을

놓치고 헛것을 붙잡으니 망상이다.

그러므로 『금강경』에서는 “무릇 모습은 모두 허망하다.”라고 하였고,

또 “몸의 모습으로는 여래를 볼 수 없다.”라고 하였고, 또 “모든 모습을

벗어난다면 부처라고 부른다.”라고 한 것이다. 

“밖으로 분별된 모습을 벗어나는 것이 선(禪)이고, 안으로 어지럽지 않은

것이 정(定)이다.” - 육조혜능

 

“밖으로 모습에 집착하면 안의 마음이 어지럽고, 밖으로 모습을 벗어나면

마음이 어지럽지 않다.” - 육조혜능

 

“의도적으로 깨끗함에 집착하여 도리어 깨끗하다는 망상(妄相)을 내지만,

망상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집착 역시 허망하다.

깨끗함에는 모습이 없는데 도리어 깨끗하다는 모습을 세워 그것을 공부라고

말하지만, 이러한 견해를 낸다면 자기의 본성을 가로막고 도리어

깨끗함에 얽매이게 된다.” - 육조혜능

 

“그대는 좌선을 배우고자 하는가, 좌불(坐佛)을 배우고자 하는가?

만약 좌선을 배우고자 한다면, 선(禪)은 앉거나 눕는 것이 아니다.

좌불을 배우고자 한다면, 부처는 정해진 모습이 아니다.

머묾 없는 법에서는 취하거나 버리지 말아야 한다. 그대가 좌불을 따른

다면, 곧 부처를 죽이는 것이다.

만약 앉은 모습에 집착한다면, 그 이치에 통하지 못한다.” - 남악회양

 

“근원으로 돌아갈 줄 모르고 이름을 따르고 모습을 좇으면, 미혹한 생

각이 망령되이 일어나 여러 가지 업을 짓게 된다.” - 마조도일

 

“모두 자기가 한 순간 망상(妄想)을 일으켜 거꾸로 모습을 취하여

있는 것이다.” - 백장회해

 

“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한 물건도 머물러 두지 않고 또 허공이라는

모습도 없다.” - 백장회해

 

“다만 중생은 모습에 집착하여 밖으로 구하니 구할수록 더욱 잃는다.”

- 황벽희운

 

“오늘날 도를 배우는 사람들은 자기 마음 속에서 깨닫지 못하고  마음 밖에서

모습을 붙잡고 경계를 취하니 모두가 도와는 어긋난다.” - 황벽희운

 

“만약 부처를 보고 깨끗하고 밝고 해탈했다는 모습을 만들고, 중생을 보고

더럽고 어둡고 삶과 죽음에 매여 있다는 모습을 만든다면, 이러한 견해를 만드

는 자는 강바닥의 모래알 같은 세월을 지나더라도 마침내 깨달음을 얻지 못할

것이니, 모습을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 황벽희운

 

“도 닦는 이들이여! 참 부처와 참 법은 모습이 없는데, 그대들은 다만 허깨비

위에서 모습을 만들고 있구나. 설사 구하여 얻는다 하더라도 모두가 들여우요

도깨비일 뿐 참 부처는 아니니, 곧 외도(外道)의 견해이다.

진실로 도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부처도 취하지 말고, 보살․나한도 취하지 말고,

삼계(三界)의 뛰어난 것도 취하지  말고, 멀리 홀로 벗어나 사물의 구속을

허락치 말아야 한다.” - 임제의현

 

“하늘과 땅이 뒤집어져도 나는 다시 의심치 않고, 시방의 모든 부처가 눈앞에

나타나도 한 생각 마음에 기쁨이 없으며, 삼악도(三惡道)의 지옥이 문득 나타

나도 한 생각 마음에 두려움이 없다.

왜 그러한가? 나는, 모든 법이 헛된 모습[空相]이어서 변화하면 있고 변화하지

않으면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삼계(三界)는 오직 마음이며 만법은 오직 식(識)일 뿐이다.

그러니 꿈이요 허깨비인 헛된 꽃을 무엇 때문에 애써

붙잡으려 하는가?” - 임제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