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불화

수월관음도

선바우1 2018. 2. 23. 14:07



수월관음도


 

작품명 : 일본 가가미진자(鏡神社) 수월관음도

제작시기 : 고려(1310년), 비단에 채색

작품크기 : 화폭 430×254cm, 전체 530×300cm 일본 중요문화재

소장처 : 원) 사가현(佐賀縣) 카츠라시(唐津市) 가가미(鏡) 가가미진자(鏡神社)

             현재) 사가현(佐賀縣) 현립박물관

 

 

가가미신사 수월관음도는 현존하는 고려불화 가운데 가장 훌륭한 명품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현재 세로 4미터 30센티, 가로 2미터 54센티의 거폭이지만 원형은 좀 더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

놀라운 사실은 비단바탕 한 장에 그림이 그려졌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고려불화가 비단 한 장에 그려지는 것을 특징으로 하지만, 이와 같은 거폭의 비단이

존재하는 것은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및 일본 회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사례이다.

 

기록에 의하면 충선왕의 왕비였던 숙비(淑妃)가 8명의 궁정화가를 동원하여 1310년 5월에

완성하였다고 한다. 작품은 당시 왕실 최고 권력자의 발원으로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화인들에

의해 공동 제작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수월관음은 고려불화에서 유행한 주제도로 40점에 달하는 작례가 현존하고 있다.

고려의 수월관음도는 화엄경 입법계품에 실려있는 설화에 근거하여, 진실한 구도의 뜻을 품은

선재동자가 깨달음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28번째 보타락가산 방문시 관음보살과 대면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배경의 죽림과 암굴, 청정한 계곡, 산호가 피어오르는 물가 등은 모두 성스러운 장소인

보타락가산을 나타낸다. 자연경관을 중심으로 앉아있는 관음보살은 다른 수월관음도와는

반대로 화면의 왼쪽에 배치된 특이한 구성을 하고 있다.

화면은 손상이 많지만 왼쪽 상단에서 오른쪽 하단의 선재동자상에 이르는 구성을 지니고

있으며 반가하여 앉아 있는 관음보살은 선재동자에게 자애로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관음은 머리 부분에 보관을 쓰고, 그 중앙에 아미타여래 화불을 모셨는데, 이 특징은 관음

보살의 징표이다. 상반신은 금색의 피부를 노출하고 있고 빨강과 초록, 파랑 색색의 구슬 및

금으로 된 장식을 가슴과 팔에 부착하고 있다.

옷을 보자면, 다양한 문양을 시문한 치마를 두르고, 이것을 복대와 끈으로 고정시키고 있다.

투명하게 보이는 얇은 베일을 머리에서부터 쓰고 있는데, 이것이 부드럽게 전신을 덮고 있다.

기암의 한쪽 끝에는 한 줄기 버드나무가지가 꽂혀 있는 정병이 놓여 있다.

선재동자는 실재 아동의 크기에 맞게 구성되었으며 관음을 바라보는 강건한 눈은 인상적이다.


 

 

 

‘수월관음도’는 단 한 폭의 대형 비단이 화폭이다.

바위 위에 반가좌로 앉은 수월관음의 설법 자태를 화려한 색채 기법으로 그렸다.

가까이에서 보면 우선 현실과 전혀 다른 종교화 특유의 순수하고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만나게 된다.

금색 살갗에 귀갑문, 연꽃무늬 입힌 붉은 치마와 ‘시스루 패션’ 같은 투명 베일을 걸친 보살의

옷차림과 단아하면서도 영적인 자세가 눈을 쓸고 간다.

화면 오른쪽 하단의 작은 선재동자와 달리 거대 보살이 화면 상단과 하단을 압도적인 흐름으로

지배하는 시선의 구도가 숭고한 환영을 낳는다.

 

옛적 고려 화공들은 여백과 혼색을 싫어했다.

빨강, 흰색 등의 단순한 원색을 바탕색으로 칠하되 금물로 매혹적인 선묘를 부려 꽉 찬 화면을 만들었다.

날갯짓처럼 곡선 그리는 흰빛 실선으로 관음이 두른 베일이 투명하게 너울거린다는 느낌을,

입술을 금물로 덮었지만 위아래 입술이 맞붙는 곳과 언저리를 빨간색 톤으로 마무리 지어 색의 강약을 주었다.

투명한 베일에 흰 빛깔을 미묘하게 농도 조절하면서 구름과 봉황 무늬를 넣어 베일의 우아한 실존감을

드러낸 표현은 환상미의 극치다. 화면 왼쪽 하단의 대나무 바위 묘사는 수묵화의 먹 같지만,

자세히 보면 표면에 미세한 초록색을 덧입혀 먹색이 강해 보이지 않도록 조절했다.

 

 

이 그림을 과학적으로 조사해 지난 8일 통도사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시로노 세지 국립도쿄문화재연구소

연구원“정밀 분석 결과 보살 이마 위 백호는 1㎜도 안 되는 세밀한 나선 모양의 선을 계속 되풀이해

그린 것이며, 아래 바위도 초록색 안료를 입혀 그늘을 드리운 효과를 연출했다”고 밝혔다.

 

명문을 보면, 이 불화는 1310년 충렬왕과 아들 충선왕을 대대로 모신 후궁이자 그들의 사후

고려 권력자가 된 숙비의 발원으로 태어났다.

이 그림이 당시 왜구의 주요 본거지였던 규슈 서해안의 가가미 신사에 1391년 봉안됐다는 다른

후대 기록 또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고려 서해안에도 수시로 출몰했던 왜구들이 가져갔을 공산이 크다는 게 통설이지만,

명확한 진상은 수월관음만이 아실 것이다

  

[화엄경] 입법계품에는 선재동자가 인도 남쪽 바닷가에 연한 보타락가산에서 법을 설하는

관세음보살을 만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바로 그 관음을 수월관음이라 부른다.

 

수월관음(水月觀音)이라 한 이유는 달이 높이 떠올라 휘영청 밝은 가운데 관음이 물가의

벼랑위에 앉아서 선재에게 법을 설했기 때문이다.

마치 해변에 위치한 보타락가산의 물위에 달처럼 아름다운 관음이 현신하듯 말이다.


 


수월관음도’의 오른팔 부분. 팔에 걸쳐진 채 우아한 곡선으로 포개진 투명한 사라(베일) 자락이 보인다.

배일 표면에 피어오른 구름과 날아가는 봉황새의 자태가 아련한 필치로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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