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불화 "물방울관음"
▲일본 도쿄 센소지 소장. (수월관음도 '물방울관음')
불법을 구하는 선재동자가 관음보살을 찾아가 가르침을 받는다는
내용을 그린 고려불화다.비단에 채색. 142.0 x 61.5cm
오늘날 고려불화는 한국미술사에서 가장 뛰어난 장르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약 160점의 고려불화는 대개
근래에 와서 새롭게 고증된 것으로 그 역사는 반세기도 안 된다.
다만 일본 센소지에 소장된(수월관음도)만은 해동, 치납, 혜허,
의 작품이라고 적혀있어 일찍이 우현 고유섭 선생의 <고려시대
화적에 대해서>라는 논문에도 언급되었다.
그러나 센소지는 '물방울관음'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 불화를 좀처럼 공개하지 않았다.
1978년 야마토분카칸 에서 처음으로 열린 특별전에는 고려
불화 25점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이 작품만은 출품되지 않았고
심지어는 1981년에 아사히 신문사에서 발간한 <고려불화>호
화록에도 실리지 못했다,
2010년 국립중앙박물관이 "700년 만의 해후"라는 기치 아래
'고려불화대전"을 기획 할 때도 출품을 거부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이 단지 유물의 존재 여부만이라도 확인
하게 해달라는 요청에 억지로 응했는데, 이 불화를 꺼내왔을
때 박물관장과 학예원이 작품에 큰절을올리는 것을 보고
감복하여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그리하여 내 평생에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포기했던 이 전설
적인 명작을 실견할 수 있었다.
'물방울관음'은 과연 천하의 명작이었다.
다른 수월관음도는 법을 구하기 위하여 찾아온 선재동자를
앉아서 맞이하는데, 이 '물방울관음'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손
엔 버들가지, 왼손엔 정병을 들고 서있는 구도다.
그 자세가 너무도 고아한데 신비롭게도 관음보살이 전신이 물
방울에 감싸여 있다. 혹자는 이것을 버들잎으로 보기도 하고
관음보살이 아니라 정취보살 이라고도 하지만 본래의 도상이
무엇이든 현재의 시점에서는 '물방울관음'이라는 것이 너무도
잘 어울린다. 본래 명작이란 사진 도판으로 익혀온 탓에 실제
작품을 보면 무덤덤하기 일쑤다.그러나 이 물방울관음은 달랐다.
예리한 선묘와 품위 있는 채색은 도판에선 전혀 느낄 수 없던
감동을 일으켰다. 나도 모르게 "아! 숭고하고도 아름다워라!" 라는
찬사가 절로 나왔다.그리고 또 언제 볼 수 있을까 싶어 다시
들어가 하염없이 바라보다 마지못해 박물관을 나왔다.
(유홍준 교수의 국보순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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