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불화

고려불화 "물방울관음"

선바우1 2018. 3. 25. 21:45





고려불화 "물방울관음"

 

 

▲일본 도쿄 센소지 소장. (수월관음도 '물방울관음')

불법을 구하는 선재동자가 관음보살을 찾아가 가르침을 받는다는

내용을 그린 고려불화다.비단에 채색. 142.0 x 61.5cm

 

 

 

오늘날 고려불화는 한국미술사에서 가장 뛰어난 장르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약 160점의 고려불화는 대개

근래에 와서 새롭게 고증된 것으로 그 역사는 반세기도 안 된다.

 

다만 일본 센소지에 소장된(수월관음도)만은 해동, 치납, 혜허,

의 작품이라고 있어 일찍이 우현 고유섭 선생의 <고려시대

화적에 대해서>라는 논문에도 언급되었다.

그러나 센소지는 '물방울관음'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불화를 좀처럼 공개하지 않았다.

1978년 야마토분카칸 에서 처음으로 열린 특별전에는 고려

불화 25점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이 작품만은 출품되지 않았고

심지어는 1981년에 아사히 신문사에서 발간한 <고려불화>호

화록에도 실리지 못했다,

 

2010년 국립중앙박물관이 "700년 만의 해후"라는 기치 아래

'고려불화대전"을 기획 할 때도 출품을 거부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이 단지 유물의 존재 여부만이라도 확인

하게 해달라는 요청에 억지로 응했는데, 이 불화를 꺼내왔을

때 박물관장과 학예원이 작품에 큰절을올리는 것을 보고

감복하여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그리하여 내 평생에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포기했던 이 전설

적인 명작을 실견할 수 있었다.

'물방울관음'은 과연 천하의 명작이었다. 

다른 수월관음도는 법을 구하기 위하여 찾아온 선재동자를

앉아서 맞이하는데, 이 '물방울관음'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손

엔 버들가지, 왼손엔 정병을 들고 서있는 구도다. 

그 자세가 너무도 고아한데 신비롭게도 관음보살이 전신이 물

방울에 감싸여 있다. 혹자는 이것을 버들잎으로 보기도 하고

관음보살이 아니라 정취보살 이라고도 하지본래의 도상이

무엇이든 현재의 시점에서는  '물방울관음'이라는 것이 너무도

어울린다. 본래 명작이란 사진 도판으로 익혀온 탓에 실제

작품을 보면 무덤덤하기 일쑤다.그러나 이 물방울관음은 달랐다. 

예리한 선묘와 품위 있는 채색은 도판에선 전혀 느낄 수 없던

감동을 일으켰다. 나도 모르게 "아! 숭고하고도 아름다워라!" 라는

찬사가 절로 나왔다.그리고 또 언제 볼 수 있을까 싶어 다시

들어가 하염없이 바라보다 마지못해 박물관을 나왔다.

 

(유홍준 교수의 국보순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