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영원사
(위치 : 경남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지리산 자락의 해발 920m 높이에 자리하고 있는 '영원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2교구 본사 해인사 말사로서 신라시대의 고승이었던 영원대사께서 창건하여
영원사라고 했다는 고찰이다.
한때는 지리산속에서 제일가는 이름난 사찰이었지만 지금은 명성만 지닌채 작고
초라함으로 스님 한분이 절집을 지키고 계신다고 한다.
예전의 영원사의 규모는 '너와'로 된 선방이 9채에 100칸이 넘는 방이 있었으며,
수행하시는 고승이 많았다고 한다.
고승들이 거쳐간 방명록이라고 할 수 있는 '조실안록(祖室案錄)을 보면 당대의
쟁쟁한 고승들이 109명이나 이곳에서 수행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영원사에서는 매년 음력 9월18일 지장재일에는 109명 조사님들의 영재를
봉행하는 사찰로 유명하다.
영원사는 여순반란 사건 때 반란군의 근거지가 되었으며 6,25때는
지리산 유격대(빨치산)와 국군 토벌대 간의 격전지가 되면서 완전히
빈 터만 남게 되었었다.
지금의 건물은 1973년에 지리산 상무주암에서 십여년 동안 용맹정진
하시던 대일스님께서 어느날 조사님의 말씀이 있는 선몽을 하고 큰 원을
세워 초막을 짓기 시작하여 40여년을 단신으로 불사를 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영원사는 서산대사와 사명대사를 비롯하여 부용, 청매조사와 화엄보살인
설파,노사 등 많은 고승들이 수행정진하고, 강종을 울려 우리나라의 불교의
명맥을 이어가던 법보명찰이기도하다.
이 곳의 지리산 줄기는 일명 삼정산으로 불리는데, 삼정산을 배경으로 앞쪽
으로는 지리산 '벽소령'
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경치가 수려하고 아름답다고한다
그래서 서산대사가 한번와보고 출가를 결심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영원사로 가는 길은 자동차로 가면 자동차도 힘이들고, 둘레길을 걷듯
걸어가면 사람도 힘이드는 곳이다.
가도 가도 끝이없는 산골짜기 깊숙한 곳을 끝이났나 싶으면, 오르막으로
계속가고 다 왔나 싶으면 내리막으로 가다가 , 이제 정말 다 왔나
싶으면 또다시 골짜기로 들어가는...
이런 길을 몇번이고 반복하다보니 해발 920m 높은 곳에 숨겨진듯 ~~
고풍스런 한옥으로 지어진 집한채가 있다.
보이는것은 지리산의 아름다운 산능선과 맑은 하늘뿐....
서산대사가 입적을 하기전에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근심 걱정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
시기 질투없는 사람 누군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 주눅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 치지 말고
명예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깐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하지 말고 얼기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
다 바람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 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오.
줄 게 있으면 줘야지.가지고 있으면 뭐하겠소.
내 것도 아닌 데, 삶이 내 것이라고 하지 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 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소?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 피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 그리 잘 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오?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 게 있소?
살다보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있다마는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 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 게 있소.
기쁜 표정 짓는다 하여 모든 게 기쁜 것만은 아니오.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다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렇게 사는 겁니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르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은 것.
서산대사 해탈시(解脫詩)
踏 雪 野 中 去 (답설야중거)
不 須 湖 亂 行 (불수호란행)
今 日 俄 行 跡 (금일아행적)
燧 作 後 人 程 (수작후인정)
눈 내린 들판을 밟아 갈 때는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말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
낮에는 한잔의 차요
밤들면 한바탕의 자비일세.
푸른 산과 흰구름이 함께
나고 감이 없음을 이야기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