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머리 / 안숙선명창
동편제 우리나라가 세계에 자랑할 가장 훌륭한 문화유산 중의 하나가 판소리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 민족이 살아오면서 이어온 민족의 혼과 선조들의 지혜가 그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며 밤새도록 같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또 더덩실 춤도 추고 싶은 흥도 느꼈던 것이다. 판소리를 들으며 우주 만물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판소리를 들으며 인간의 도리를 배워 왔던 것이다. 특히 우리고장이 판소리의 고장임은 더더욱 긍지를 가질만한 일인 것이다. 판소리는 오래 전부터 불려왔지만 이조 영조, 정조 때 가장 전성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옛날에는 판소리하면 남자만 불렀던 것으로 이조말기 대원군이 경북궁내 경회루 신축식(1869.7)에 여자 명창 진채선을 불러 소리를 듣게 되면서부터 여자 명창이 나오기 시작했다.
땅이 꺼지듯 또 폭포가 떨어지듯 그러한 엄성의 소리가 나오게 되었고 그러한 소리를 들어보려고 극장 이고 장터에로 사람들이 그토록 많이 몰려들었던 것이다. 이러한 남자의 소리가 바로 동편제인 것이다. 혼비백산하는 전쟁터를 실감케 했던 것이다. 우리가 일상 대화에 있어서 호령을 한다거나 호걸스럽게 의사를 표시할 때에는 어세(語勢)가 강렬해지고 활발해지는데 판소리에서 이와 같은 흐름으로 노래한 유파가 동편제이다. 구사하는 소리이다. 또 동편제는 소리가 웅장하고 가맥마다 힘이 들어있다. 또한 발성의 시작이 신중하며, 귀절의 끝마침이 쇠망치로 끊듯이 명확하고 상쾌하며, 소리는 자주 붙이 지 않고 쭈욱 펴며, 계면조 가락을 많이 장식하지 않는다. 진주까지를 포함시키며 동편제의 시조가 바로 운봉출신에 가왕(歌王)이란 칭호를 받은 송흥록(宋興祿 조선조 정조∼철종)명창이다. 동편제는 장단도 길게 빼지 않고 짧게 그리고 분명히 끊어지며 리듬 또한 단조로우며 담백한 맛이 있다. 동편제의 근대 명창으로는 권삼득,송홍록,박기홍,김세종,송만갑을 꼽을 수 있는데, 송만갑은 뒷날 서편 제와 가까운 새로운 창법을 개척하여 족보에서 할명(割名)당했다. 뼈대로 하여, 운봉.구례.순창. 홍덕 등지에서 이어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지리적 구분은 후대에 와서 동.서 양쪽 가객들이 서로 이동하게 됨으로써 큰 의의는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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