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오면"
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손톱 끝에 봉선화물이 남아 있을 때
가을은 점점 더 깊어만 갑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만 싶습니다.
낙엽을 밟으면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을엔 시가 더 많이 써집니다.
갈색 빛으로 물든 낙엽이 하나 하나가
시 한편입니다.
높고 푸르기만 한 하늘이
시 한편입니다.
고독해 보이는 사람들 표정 하나 하나가
시 한편입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 싶습니다.
찬바람이 불어도
손을 꼭 잡고 걸으며
어느 사이에 우리들 마음도
갈색 빛으로 곱게 물들어
한 편의 시가 됩니다.
-용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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