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미.할아비바위와 어울린 유채, 솟대가 운치를 자아낸다. |
어느 날 10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섬을 이뤘다. 뚝뚝 떨어지는 검은 재앙은 눈물이 되어 닦고 또 닦고... 우린 그것을 기적이라 불렀고 이제는 너무도 아름다운 과거가 됐다. 다시 태어난 섬은 형형색색으로 물든 1억 송이 꽃을 피워내 우리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한다. 하늘과 땅 사이 향기와 빛깔만 수놓아진 그곳. 안면도(安眠島)에 가면 꽃 세상을 만난다 .
| 서해 3대낙조로 유명한 할미.할아비바위 일몰. |
안면도는 가장 높은 곳이 국사봉(107m)이고 대부분 100m 이하여서 오밀 조밀 섬 여행지로 제격이다. 국내에서 여섯 번째 큰 섬이지만 인구는 1만명이 조금 넘어 울릉도와 비슷 하다. 77번국도를 따라 섬이 좌우로 구분되기도 하고 어느 곳을 가던 20-30분 이면 도착할 수 있어 아기자기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초여름 날씨와 함께 꽃과 나무와 바다가 숨 쉬는 그곳으로 가보자.
| 안면암으로 가는 길에서 만난 아침햇살과 안면송. |
◇할미.할아비바위 전설 속으로
안면도를 대표하는 상징물은 누가 뭐래도 할미.할아비바위다.
꽃박람회장 바로 앞 꽃지해수욕장에 솟은 바위는 24시간 그 모습이 달라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들리게 한다.
특히 바위 위로 떨어지는 낙조는 서해안 3대 명소라고 이름 부르지 않아도 언제든 가슴이 미어진다. 너무 진한 감동이 몰려와 마치 외계에 서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썰물 때는 할미.할아비바위까지 걸어가 맛조개나 굴을 딸 수 있어 가족 간 정을 붙이기에도 그만이다.
최근 할미.할아비바위 전망대에 유채꽃을 심어 노란 물결과 푸른 바다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빛나고 푸른 하늘과 숨바꼭질 하는 솟대도 운치를 자 아낸다.
전설에 따르면 신라 42대 흥덕왕 때 이 곳 기지 책임자인 승언장군이 부인 을 두고 전장에 나가자 부인이 높은 바위에 올라가 남편 오기만을 기다리며 몇 년을 보내다 결국 숨을 거둔다. 이후 이 바위를 ‘할미바위’라고 부르게 됐고, 어느 날 할미바위 앞에 불쑥 바위가 솟아나 사람들은 이 바위를 ‘할아비바위’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할미.할아비바위 낙조는 12월 바위 사이로 떨어질 때가 가장 환상적이고 지금은 할아비바위 오른쪽으로 해가 떨어진다.
◇안면도 하면 안면송이 먼저
77번 국도를 타고 안면도로 들어서면 길 가에 쭉쭉 뻗은 안면송들이 먼저 반긴다.
안면송은 아래 위가 일정한 굵기로 곧고 붉은색 얼굴에 위로는 살포시 솔
가지를 얹어 예쁘다는 말이 절로난다.
안면송은 원래 나라에서 관리하던 나무로 조선시대 대원군이 경복궁 복원 용으로 많이 실어 나르면서 이곳 나무들은 수령 100년 남짓 된 것들이 대 부분이다.
77번 국도에서 안면암 입구로 늘어선 안면송은 한 낮에도 컴컴할 만큼 숲 을 이뤄 보기만 해도 넉넉해진다.
안면송을 제대로 보려면 안면도자연휴양림이 제격이다.
온 천지가 쭉쭉 뻗은 안면송들로 뒤덮여 산책을 하거나 나무의자에 앉아만 있어도 자연스럽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3개 코스로 나눠진 휴양림 산책로는 보통 15-20분 단위여서 걷기에 알맞 고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수목원과 연계하면 흐드러진 봄꽃과 희귀나무,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아산 정주영 회장이 기증한 ‘아산정원’이 잘 꾸며져 있다.
◇안면도 동해바다는 안면암
안면도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은 동해바다인 안면암이다.
안면송이 밭을 이룬 정당리 자유공원에서 안면암까지 15분이면 가는데 절 입구에 들어서면 바위로 만든 사천왕들이 먼저 반긴다.
동해바다를 바라보는 4층 높이의 대웅전은 천수만을 바라봐 확 트였고 갯벌이 끝없이 펼쳐진다. 이 곳 대웅전은 2층에 있는데 이곳에서 보는 풍광 또한 여유 있다.
안면암의 운치는 밀물 때도 이동이 가능한 부교를 설치해 여우섬과 조구널 섬까지 걸어보는 맛이다. 조기가 너무 많이 잡혀 이 섬 전체에 널어 말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조구널섬이다. 썰물 때를 맞춰 가면 운치 있게 섬까지 걸어가 볼 수 있다.
여우섬과 조구널섬 앞으로 천수만이 놓여 있지만 그 너머에 홍성 남당항이 자리해 한 눈에 바다풍광이 들어온다.
이곳 일출은 6월이 되면 두 섬 사이로 떠오르는 해가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여행메모
△가는 길 승용차를 이용하면 서해안고속도 홍성IC에서 서산A.B지구 방조 길을 달려 태안 원청삼거리에서 좌회전 해 77번 국도를 타면 20분정도에 할미.할아비바위를 만난다.
△묵을 곳
안면도는 섬 전체가 숙박시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동이나 되는 자연휴양림 숲속의 집은 인터넷 예약 (041-674-5019, www.anmyonhuyang.go.kr)을 받는다. 호텔형 콘도인 오션캐슬(041-671-7060)은 노천욕을 즐길 수 있어 유명하다. 안면도닷컴(www.anmyondo.com)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숙박업소를 검색하고 실시간 예약이 가능하다.
△먹거리
안면도는 간장게장이 유명하다. 가는 길에 들러 간월도에서 먹을 수도 있지만 안면암 입구에 있는 솔밭식당(041-673-2034)은 허름하지만 손맛 있는 주인이 내주는 백반은 입에서 살살 녹는다. 안면읍 입구의 일송꽃게장(041-674-0777)과 백사장항의 해당화회마을(041-672-1087)도 이름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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