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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밀레와 고흐 비교

선바우1 2019. 1. 24. 13:23



그림, 알래스카 멋대로 읽기 - 밀레와 고흐 비교


고흐가 밀레의 작품을 왜 베꼈을까?

과연 존경의 마음에서? 단순히 구도가 좋아서? 아니면 모티프가?

밀레와 고흐가 바라본 농촌사람들의 삶이 같은 것이었을까?

 

1


밀레 (1814-1875) 자화상


   

고흐(1853-1890) 자화상

 

2 


 밀레 / 한낮의 휴식 (1866) 

 

 

 고흐 / 한낮의 휴식 Noon: Rest From Work (After Millet) 1889-90


3 

 

밀레 / 삽질하는 두 남자 (1886)

  

 

고흐 / 삽질하는 남자들 (1889) 
 

  4

 

밀레 / 하루의 끝 / 목판화 (1869)

 

   

반 고흐 / 하루의 끝  (1889)

   

 5

 

밀레 / 아침 일터로 나가다  (1860)

  

 

고흐 / 아침 일터로 나가다 (1890 )

 

  6

 

Millet, Woman With Rake 1857

  

 

고흐 Peasant Woman with a Rake 1889 

 

7

 

 Millet,

The Sower 1850 oil on canvas 101.6 x 82.6 cm Museum of Fine Arts, Boston Massachusetts

  

 

 

  

“나는 '상시에'의 『장 프랑수아 밀레의 삶과 예술』이라는 책을 읽고 너무나 큰 용기를 가지게 됐다. 

너무 재미가 있어 한숨도 자지 않고 읽었지. 난 귀부인보다 농민의 땀이 훨씬 더 아름답다고 생각해.

먼지투성이, 조각조각 기운 흔적 투성이 푸른 치마를 입은 농민의 딸이 훨씬 더 아름다워. 밀레의 그림은

언제나 다시 그려 보고 싶은 것이었어. 농촌 풍경과 농부들은 내 멍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거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순수한 인간의 삶. 그것이야말로 언제나 그리고 싶은 소재이니까. 씨 뿌리는 사람,

추수하는 사람, 그리고 그들의 일상생활들. 해가 뜨면 일어나 밭을 갈고 해가 지면 자기의 보금자리로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이런 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또 있을까?”  

-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

 

   

8

 

 Millet,

 First Steps 1859  Drawings and Watercolors/pastel 29.5cm x 45.9cm Cleveland Museum of Art
 

  

 Gogh,

1890 Oil on canvas 72.4 x 91.2 cm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9

 

 Millet,

Winter Evening 1867 Crayon and pastel on paper 43.8 x 54 cm Museum of Fine Arts, Boston Massachusetts, USA

 

  

Vincent van Gogh

Night (after Millet) 1889  Oil on canvas 72.5 x 92cm Van Gogh Museum, Amsterdam

 

   

10

 

 Millet,

Noonday Rest 1866 pastel on paper 29.2 x 41.9 cm Museum of Fine Arts, Boston Massachusetts, USA



 

Gogh,

Noon: Rest From Work (After Millet) 1889-90 Mus? d'Orsay, Paris

 

 고흐가 읽었다는 저 책,『장 프랑수아 밀레의 삶과 예술』를 저는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고흐 본인이 저렇게 세세히 자신의 생각들을 밝혀놓았는데 달리 토를 달 거야 없겠지요.

해서 고흐의 진정성에 대해서 의문을 품는다는 건 괜한 짓이겠습니다만,

허나, 이렇게 밀레의 작품과 나열해서 ‘직접비교’를 하고서 보니..... 화가 나네요.


1. 

한 마디로 작품만으로 비교하자면  껨이 안되는군요.

고흐는 밀레 근처에도 못가겠습니다. 대학생과 중학생 정도랄까.

하도 어의 없어서 제작 년대를 봤더니, 고흐가 초보적 습작이나 할 시절도 아닙니다.

안되겠어요. 고흐를 한 번 더 씹어야겠습니다.


“고흐, 이 양반 진짜 너무 과대평가 된 것 아닌가요?”

고흐는 농촌 풍경을 그림 ‘소재로써’만 바라본 것 같습니다.

고흐는 농촌, 농민의 삶과 더불어 일체감을 갖고 그렸던 작품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어두컴컴한 부엌에서 감자 먹는 가족' - 그 작품 하나뿐입니다.

(복권방인가, 직업소개손가, 사람들 우루루 몰려있는 그림이 하나 더 있긴한데, 농촌 그림이 아니지요.)

여러분도 고흐의 작품을 잘 되돌아보십시요.

고흐는 철저히 관망자의 시선으로 그린 사람입니다.

 

거기에 비하면 밀레는 농촌의 고단한 생활상과 피폐함을 속속들이 몸소 체득하고 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선 농민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안타까움과 절망감과……,

하여 그로 인한 사회에 대한 분노, 항거, 심지어 불온한 혁명의 기운까지도 느껴진다는 거지요.

(물론 밀레의 이력을 보면 애매한 스탠스를 취하기도 했습니다만.)

 

그러나 고흐에게선 전혀 그런 느낌이 안 듭니다. 

고흐의 작품을 보면 마치 여름방학에 집에 돌아온 부잣집 도련님이 방학숙제로 그린 것 같습니다.

시골서 시집이나 스케치북 옆구리 끼고 다니며 똥폼 잡던 시절에......

(가난하거나 말거나 화가는 부르주아 계급이죠.)

 

고흐는 실제로 지역농민과 유리되어 살았음에 틀림없습니다.

말하자면 철저히 외지인, 이방인이었던 거죠.

농사일을 거들어 본적도, 농기구를 들어 본 적도 없었을 겁니다.

고흐가 그린 숱한 해바라기 그림들,  고흐가 제 손으로 심은 해바라기겠어요?

사실 해바라기는 심어만 놓으면 저 혼자 크는 것인데.

자기가 심었다면 테오한테 보낸 그 많은 편지 속에서 한두 줄 자랑했을 거예요.

 

제가 보기에 고흐는 어떻게든 화가로서 성공하겠다는, 그 일념 뿐이었던 사람입니다.

 

아마도 밀레가 바라본 농촌 상황이 맞을 겁니다.

1870년에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이 있었고, 곳곳의 신대륙에선 제국주의 전쟁이 치열했습니다.

그 때문에 남자란 남자는 죄다 전쟁터에 끌려가거나 도시노동자로 나가 버린 데다가,

신대륙에서 들여온 값싼 곡물 때문에 농촌이 황페화 됐었죠.


그럼 이번엔 작품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2번 10번 그림을 봅시다.

밀레의 작품은 제목을 「절망」이라고 붙인대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여자는 (굶주리고) 지쳐서 잠이 들었고, 남자는 그런 아내 곁에 누워서 온갖 상념에 잠긴 것으로 보입니다.

푹 눌러쓴 모자 속의 남자는 그런 아내에게 미안함과 막막함으로,

한 발 더 나아가서 자신의 처지에 대한 절망과 분노로 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 같지 않으십니까?

 

반면에 고흐의 그림을 보십시요. 말 그대로 휴식, 낮잠 자는 거예요 그냥. 


7번. 씨 뿌리는 사람도 너무 차이가 납니다.

밀레의 그림에서는 기계적인, 벗어날 수 없다는 숙명적인 삶의 질곡이 느껴집니다.

역시 모자를 푹 눌러 썼군요. 얼굴을 보여주기 싫다는 거죠. 

눈동자를 볼 수 있다면 보나마나 촛점이 없는 눈일 것 같네요.

입이 벌어진 걸로 봐서는 몹시 힘들어서 지친 모양이구요.

보폭을 팍팍 넓게 걷는 걸 보면 화가 난 듯도 하고 일을 빨리 끝내야 되는 상황 같기도 합니다.

저 멀리 갈가마귀떼는 재촉하는듯 음울한 분위기를 더해주네요.

 

반면에 고흐의 그림을 보십시요. 저 모습이 씨를 뿌리는 자세입니까?

지금 씨를 어디에다 뿌리는 겁니까? 히번떡거리는 저 눈동자며 표정은요,,

에라이, 씨뿌려봐야 내 곡식이 될 것도 아니고... 싹이 날테면 나고 말테면 말고!” .. 이런 건가요?

그리고 앞에 둘러멘 자루를 밀레의 그림과 서로 비교를 해보세요. 이건 도무지!


 6번 그림도 보십시다.

밀레 그림 속의 여자는 아무런 생각도 없습니다. 희망은 커녕 순간의 즐거움마저도 포기한 삶이네요.

그런데 고흐 그림속의 여자는 삶이 아니라 뭔가 특별한 고민이 있는 모양입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지, 아들이 돈을 부쳐달라는지......

딴생각에 푹 빠져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몇 작품이 아니라 모든 작품이 다 비교 자체가 안돼요.

감히 말하건대,

밀레를 고흐에 견준다는 것은 밀레에 대한 모독입니다.

도대체 고흐는 밀레의 작품에서 뭘 배우겠단 것인지...... 레벨에서 차이가 나도 너무 납니다.

정말이지 고흐는 작품 서너 너댓 개를 빼면 중딩 수준에 불과합니다.



 


출처 : 참 조은 인연
글쓴이 : 정수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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