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 세계 정상의 한국 문화유산 (1) -
금강경독송회에서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 한국 문화 행사 때마다 소개하고 있는 석굴암, 감은사지 사리함, 고려대장경, 고려불화 등은 이집트, 그리스, 로마, 중국 문명을 포함하여 전 세계 어디서도 그와 견줄만한 대상을 찾아 볼 수 없는 심오하고 고귀한 문화유산입니다. 이달에는 이들 문화유산 중 석굴암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국보 24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석굴암은 과학과 예술과 종교가 한 작품 안에서 완벽하고 이상적인 화음을 이루고 있는 미증유의 걸작이다.
원래 석굴사원은 불교의 고향인 인도 지방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선선한 굴을 찾아 그 속에 탑을 세우고 예배를 드리는 '차이티아'에서 유래했다. 그것이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까지 전해진 것이다.
그런데 인도 및 중앙아시아와 중국의 경우는 지질이 부드러워 자연 암벽에 굴을 뚫고 불상을 조성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지만, 단단한 화강암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는 그것이 도저히 불가능했다.
그래서 신라인들은 석굴암을 만들기 위해 360개가 넘는 대형 화강암 돌들을 조립하여 돔형 천장의 원형 주실과 네모난 전실, 그리고 이 두 방을 잇는 복도를 갖춘 인공 석굴을 만드는 미증유의 건축 기법을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독창적인 방법으로 완성된 석굴암은 여타 지역의 자연석굴과 달리 세계에서 유일한 인공 석굴이며 단순한 조각물의 배열이 아닌 정밀한 짜임식 건축물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조각에 사용되는 다양한 재료 중에서 암석 재료로는 대리석과 화강암이 대표적이다. 대리석은 입자가 치밀하고 부드러워 비교적 조각하기가 쉽다. 장미의 꽃잎이나 흘러내리는 옷의 주름도 실제와 같이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화강암은 입자가 굵고 딱딱하여 조각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섬세한 표현보다는 간결하고 추상적인 표현에 적합한 재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석굴암의 모든 조각들은 매우 정교하고 사실적이어서, 각각의 상들이 자유로운 자세를 취하며 벽에서 걸어 나오고 있는 듯하다. 원숙한 조각 기법으로 완벽한 모습으로 형상화된 본존불을 비롯하여 석굴암의 모든 조각들은 세계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독일 학자 안드레 에카르트는 본존불 뒤편에 위치한 십일면관음상을 두고 “백 개 이상의 다른 상과도 맞바꿀 수 없는 훌륭한 상이다” 라고 찬탄했다.
불교의 핵심사상인 연기의 법칙을 석굴암에서는 기하학적인 비례로 구상하였다. 석굴암의 원형 주실은 하늘 또는 진리의 세계를, 방형 전실은 땅 또는 세속의 세계를 상징하는데, 이 둘은 하나의 큰 원 안에 들어가는 구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이른바 진리와 세속이 하나의 세계로 통합되는 불교의 우주관과 사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석굴암의 구조
주실의 직경 24 당척(7.2m)을 기준으로 석굴암의 모든 공간의 크기와 높이가 결정되었는데, 24 당척(7.2m)의 배수인 48 당척(14.4m)은 전실과 주실의 총 길이가 되고, 그 절반인 12당척(3.6m)은
본존불의 대좌 직경 및, 비도의 폭과 일치한다.
그 결과 석굴암의 평면도를 놓고 보면 전체 구조가 12 당척, 24 당척, 그리고 48당척을 직경으로 하는 원들이 서로 내접하거나 외접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남천우 박사(전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는 “석굴의 구조란 깊이 조사하면 조사할수록 실로 무서우리만치 숫자상의 조화로 충만되어 있다” 고 감탄을 표하며, 신라시대의 놀라운 과학기술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석굴은 경이적인 정확도로써 기하학적으로 건립되었다. 이 정확도는 1천 분의 1, 아니 1만 분의 1에 달한다. 1만 분의 1이란 10m에 대하여 1mm의 오차를 말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석굴의 각 석재가 얼마나 정확한 위치에 놓여 있었다는 뜻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거대한 화강암의 암석을 갖고 마치 밀가루 반죽이라도 다루듯 자유자재로 다듬어 놓았던 신라인들의 솜씨도 놀랍거니와 그러한 솜씨를 뒷받침 하여준 신라인의 기하학에 대해서도 경탄할 뿐이다… 신라인들은 원주율 파이(π)의 값을 3.141592 보다도 훨씬 더 높은 정확도로 알고 있었을 것은 물론이고, 아마도 정 12면체에 대한 정현의 법칙, 다시 말하면 싸인 9도(sin 9°)에 대한 정확한 답을 구할 수 있는 기하학을 최소한도의 것으로 갖고 있었다.
즉 석굴암은 부처님의 생애 중 가장 중요한 성도의 순간을, 그리고 그 때 깨달았던 연기의 법칙을 조각적 건축으로 구상화한 위대한 유산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중국과 인도에 석굴암보다 더 큰 석굴들과 더 큰 불상 조각들이 무수히 많지만, 이처럼 기하학적으로 정확하고 치밀하게 계획되어 흠 하나 없이 만들어진 아름답고 숭고한 불교 유산은 세계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사진 출처 http://navercast.naver.com/geographic/heritage/2234
출처 금강경독송회 2010년 4월회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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