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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것' / 법정 스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것' / 법정 스님 채우려고만 하는 생각을 일단 놓아 버리고 텅 비울 때 새로운 눈이 뜨이고 밝은 귀가 열릴 수 있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영역은 전체에서 볼 때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존재의 실상을 인식하려면 눈에 보이는 부분과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두루 살필 수 있어야 한다. 육지를 바로 보려면 바다도 함께 보아야 하고 밝은 것을 보려면 어두운 것도 동시에 볼 줄 알아야 한다.

법문·칼럼 2022.05.13

땅만 보며 걷는 삶

땅만 보며 걷는 삶 한 청년이 어느 날 길을 걷다 우연히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주웠습니다. 그는 언제 또 이런 횡재를 얻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 후로 길바닥만 보고 다니기 시작했고 이는 곧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10년이 지난 후에 그가 얻은 것은 돈 몇 푼과 구부정한 어깨가 전부였습니다. 반면 그가 잃은 것은 더 많은데 찬란한 햇빛, 별들의 반짝임, 사람들의 미소 등 삶의 일상에서 평범하게 느낄 수 있는 따뜻함과 사람 사는 이야기였습니다. 청년이 땅에 떨어진 돈을 줍는 행운을 얻은 대신 땅만 보며 걷는 동안 스쳐 지나간 무수한 것들을 놓친 셈입니다. 우리의 시선이 가는 곳에 우리의 삶과 방향이 결정되기도 합니다. 한쪽만 바라보는 고립된 시선은 우릴 가둘 수 있지만, 멀리 보는 시선은 새로운 경험..

지혜의말씀 2022.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