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새벽에 /한용운
秋曉/卍海 韓龍雲
虛室何生白 星河傾入樓
秋風吹舊夢 曉月照新愁
落木孤燈見 古塘寒水流
遙憶未歸客 明朝應白頭
빈 방안 어느덧 환해지고
은하 기울어 다락에 들어온다
가을바람 옛꿈을 불고
새벽달은 내 시름을 비춘다
낙엽진 나무사이 등불하나 뵈고
낡은 못으로 차가운 물이 흐른다
안돌아오는 나그네 생각하여
내일 아침이면 흰머리 되리라
가을 새벽에 / 한용운
새벽되어 빈 방이 밝아오니
은하가 누각에 기운다
가을바람이 옛꿈을 몰고와
새벽달은 내 시름을 더하네
고목에 외로운 등 하나 기대어 있고
연못엔 차가운 물만 흐른다
돌아오지 않는 그대 생각에
내일 아침이면 흰머리 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