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한 그리움이 망상을 그치게 한다 / 정목 스님
소승교, 대승교로부터 파생된
모든 수행문은 일심으로 통하도록 인도한다.
일심으로 들어가고 그 근원으로 돌아가는 데는
두 문이 있으니 지(止)와 관(觀)이다.
어떤 수행문은 지를 먼저 닦게 한 뒤에, 관을 닦게 하고
어떤 수행문은 지관을 쌍으로 닦도록 인도한다.
지관의 결과는 삼매를 통해
세계와 자아의 실상을 꿰뚫어 보는 것이다. (통찰)
사마타 비파사나, 유식관, 중도관, 일심삼관,
간화선, 주력 등이 다 그런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망상을 그치는 지(止)를 성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법마다 이치를 집중하여 생각하게 하거나,
주력에 집중하게 하거나,
화두를 던지는 등, 별별 방편을 다 써 보는 것이다.
요즘에는 그 법으로 불교가 요구하는 지혜를 얻었는지
얻지 못하고 말하는 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자신이 선택한 법이 최상이라고 거침없이 말하고
또, 다른 법은 귀담아 듣지 않는다.
지도자가 그러하니 그 밑에서 배운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상을 공유하며 소통이 되어야 할 불교는 지금
종파마다 지도자마다 불통, 불통이다.
나도 지금 이것을 말하지만 듣지 않으면 별 도리가 없을 것이다.
염불수행에서 망상을 그치는 지(止)를 성취하는 방법은 특이하다.
그것은 작원(作願)이라는 것이다.
진실하고 깊은 믿음으로,
정토에 태어나기를 원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그리워하는 것이다.
나는 이 뜻을
"지극한 그리움이 망상을 그치게 한다"라고 풀이하였다.
여러분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어머니, 자식, 그 밖에
참으로 애틋한 사람이 운명을 달리했다면
그리움으로 무슨 잡생각이 자리할 틈이 있겠는가.
혹은 잠시라도 긴박한 상황이 일어나면
그 일 밖에 다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것을
누구나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오직 한 생각으로 골몰해야 할 일도 많고,
오욕 가운데 하나에 빠져 일생을 마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삶의 모습과 근기가 다양하니
삼매도 팔만사천이나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정토의 조사들은 우리들이 영원히 그리워하고
성취해야 할 것은 정토며,
정토를 원하여 지극히 그리워하는 마음이 깊으면
자연히 망상이 그치게 된다고 하셨다.
염불수행은 교리나 의심이나
주력 등의 방편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심성을 통찰하신 부처님이 혜안으로
가장 쉽게 지(止)를 성취하는 법을 보이신 것이다.
아미타불의 정토는
극락(極樂 :아미타경)․ 안락(安樂 : 무량수경, 관무량수경)․
선근계(善根界 : 왕생론) 등으로 이름 하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자연과 중생이
청정하여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우며,
사상의 자유와 삶의 자유가 확보된 국토다.
그런데 지금 이러한 정토를
지극히 그리워할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
저~ 강성의 타 종교인들에게 물어보라.
그들이 원하는 천국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나는 그들보다 정토를 더 그리워하지만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 땅의 선량한 눈빛들과 자연과 마주하는 경계마다
정토의 꿈이 서려있다고, 집중하고
관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않는다.
"지극한 그리움이 망상을 그치게 한다."
나의 심성을 꿰뚫어 보신
부처님과 조사들의 혜안에 놀라울 뿐이다.
밤낮으로 영원히 원하고 그리워할 대상을 주신
부처님께 한없이 감사드린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고, 또 가면
정토가 내 곁으로 다가올 것이다.
나무아미타불
- 정목 스님의 '염불 수행'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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