漁夫 / 雩南 李承晩
人間萬事餘 歸釣舊磯魚
세상 모든 일 끝내고 고향에 돌아와 고기를 낚네.
蹤迹江湖闊 生涯煙雨疎
강호를 휘저은 발자취, 이제는 연우되어 사위는구나.
一樽山影碧 孤棹月光虛
한 잔 술엔 산 그림자 푸르고 삿대는 달그림자 휘젓네.
鷗鷺同尋約 水雲無定居
한운야학 함께하자던 약속, 강물위 구름처럼 흘러갔구나.
寒楓霜落後 晩荻露凉初
찬 서리에 단풍은 지고 저무는 억새밭에 첫 이슬 내릴 때
曲罷滄浪靜 夢醒暮汋噓
내 노래 끝나니 물결은 잦아들고 어느새 저녁하늘 물드네.
可師嚴七里 與子屈三閭
엄자*를 스승으로 삼고 굴원*과는 친구하리라.
白日竿頭盡 斜風葦所如
하루 해 낚싯대 끝에 지고 조각배는 바람가는대로 흐른다.
興亡付笑指 窮達任居諸
흥망이야 웃어넘기고 잘되고 못 됨은 운명에 맡기네.
名利尋常事 嗟乎富貴墟
명리는 그렇고 그런 것, 하물며 부귀도 헛된 것이지.
衣蓑猶勝錦 駕艇欲忘車
도롱이가 비단옷보다 낫고 거룻배 타며 수레를 잊었노라.
疑乃聲中趣 也應不在漁
이렇게 말하는 것, 물론 고기잡이에만 뜻을 둔건 아니지.
엄자: 세상사를 버리고 숨어 산 후한 광무제의 친구. AD 25 무렵.
엄광은 절강성 여항현(餘抗縣)의 사람으로 후한(後漢)의 광무제(光武帝)
유수(劉秀)와 동문수학한 사이이다. 유수는 광무제가 된 뒤, 수소문 끝에
제(齊) 지방에서 낚시질로 은거생활을 하던 엄광을 찾아 궁중에 머무르게
하고, 함께 자면서 벼슬을 받도록 간곡히 부탁하였으나 엄광은 끝내 받아
들이지 않았다.
그날 밤 엄광이 황제와 같이 잠을 자다가 일부러 황제의 배 위에 발을
올려놓았다. 천문을 관장하는 태사(太史)가 “간밤에 천상을 보았는데 객성
이 북극성을 범하였습니다.
별일이 없었습니까?”하고 황제에게 물었다.
황제는 웃으며 “나의 친구 엄자능과 함께 잤을 뿐이다.”하고 말했다.
엄광은 절강으로 돌아가 밭 갈고 낚시질하며 살았다고 하는데, 지금도
그 낚싯대와 사당이 남아 있다.
굴원: 어부사로 유명한, 설명이 필요 없는 초나라 재상. BC 270 무렵.
우남 이승만은 엄자와 굴원에 스스로를 비교하며 인생사 흥망, 명리,
부귀를 모두 잊었노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구태여 고기 낚으려고 꼭
이러는 건 아니라고 속셈을 피력한다.
출처 / 京畿高等學校 제56회 同期會
'漢詩·書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강 정철과 진옥 이야기 (0) | 2018.02.09 |
---|---|
마음 (0) | 2018.02.08 |
몽혼(夢魂) (0) | 2018.02.08 |
漢詩 두편 (0) | 2018.02.08 |
매화는 지려는데 / 이옥봉 (0) | 2018.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