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칼럼 508

인연생(因緣生) / 청화스님

인연생(因緣生) / 청화스님 부처님의 사상에서 볼 때 절대물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간성도 공간성도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물질이 분명히 내 눈앞에 있고, 물질이 있다고 생각할 때는 공간성이 있으므로 존재가 있고, 또 시간도 있을 것인데 왜 그러는 것인가? 그 해답은 인연생(因緣生)이기 때문에 인연 따라서 잠시간 이루어졌기 때문에 시간성과 공간성이 없는 것입니다. 시간성과 공간성이 없기 때문에 물질이 없습니다. ‘인연 따라서 잠시간 이루어졌다.’ 이 말은 모두가 조건부라, 인연 떠나서는 어느 것도 존재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불교의 기초를 다 아시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말씀 드릴 필요가 없습니다만 우선 자기라는 존재를 본다 하더라도 오온(五蘊)의 가화합(假和合)입니다. 오온은 색(色), ..

법문·칼럼 2020.08.04

선과 근본선 / 청화 스님

참선공부야말로 불도의 정문이다 우리가 가령 수영을 할 때는 물에 들어가서 실제로 헤엄치는 법을 배워야 하듯이, 참선공부도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가 닦아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른바 실참실수(實參實修)라, 정말로 우리 몸으로 부딪쳐서 참선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선오후수(先悟後修)라, 먼저 대강 이치로 체계가 서야 흐트러짐이 없고, 또 능률도 높아지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덮어놓고 공부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부처님의 8만 4천 법문 모두가 다 어느 분야에서나 세밀하게 밝혀 놓은 가르침이기 때문에, 이 가르침들을 충분히 참고해서 우리의 부질없는 분별시비는 끊고 들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참선을 많이 해보신 분들은 짐작을 하시겠지만, 사실 맨 처음부터 쑥쑥 잘되는 것은 아닙니다. 참선의 가장 큰 ..

법문·칼럼 2020.08.04

인연이란 / 청담 큰스님

인연이란 / 청담 큰스님 今生은 前生의 연속이며 無限한 來生의 연결이고, 금생에 주어진 환경이나 운명은 전생에 지은 원인으로부터 맺어진 결과이며, 금생에서 善惡 간에 하고 있는 우리의 행동은 다 내생에 받을 결과에 대한 원인이 됩니다. 이 육체를 가지고는 천년 만년을 살 수 없으므로, 육체가 부숴지면 다시 소가 되고 개가 되고 사람이 되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태어나는 것도 다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전생에 지은 인연대로 끌려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연이란 말은 묘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언제든지 무엇을 해도 친한 사람하고만 같이 합니다. 사람이 수 천명이 모여서 이야기 하고 구경하다가 헤어져 나갈때도 친한 사람끼리 짝지어 나갑니다. 죽어 가는 길도 자기가 친한 길로, 인연..

법문·칼럼 2020.08.03

'마음이 마음을 안다' / 법정 스님

'마음이 마음을 안다' / 법정 스님 남을 미워하면 저쪽이 미워지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이 미워진다. 부정적인 감정이나 미운 생각을 지니고 살아가면 그 피해자는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가면 내 삶 자체가 얼룩지고 만다. 인간관계를 통해 우리는 삶을 배우고 나 자신을 닦는다. 회심(回心), 곧 마음을 돌이키는 일로써 내 삶의 의미를 심화시켜야 한다. 맺힌 것은 언젠가 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번 생에 풀리지 않으면 언제까지 지속할지 알 수 없다. 미워하는 것도 내 마음이고 좋아하는 것도 내 마음에 달린 일이다. -『무소유』중에서-

법문·칼럼 2020.08.03

내가 쉬면 세상도 쉰다 / 혜민 스님

내가 쉬면 세상도 쉰다 / 혜민 스님 세상이 나를 괴롭힌다고 생각는가? 내가 쉬면 세상도 쉰다. 음악이 아름다운 이유는 음표와 음표사이의 거리감과 쉼표 때문이다. 말이 아름다운 이유는 말과 말 사이에 적당한 쉼이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울적하면 그냥 그 마음을 가만히 내버려 두라 내가 붙잡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 두면 그 마음이 스스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음은 비워야지 한다고 해서 비워지는 것이 아니다. 생각을 쉬고 마음을 비우기 위해서는 올라오는 생각들을 가만히 지켜보아야 한다. 지금 이 때를 지켜보는 순간, 생각은 쉰다. 깨어있다는 것은 내 마음의 의식 공간 안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를 의식한다는 말이다. 생각이나 느낌이 올라 왔을 때 그것들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생각이나 느낌이 올..

법문·칼럼 2020.08.03

화를 다스리는 두 가지 길

화를 다스리는 두 가지 길 노여움은 사나운 불보다도 더 무섭다. 그러므로 항상 자기 자신을 잘 지켜서 노여움이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공덕을 파괴하는 도둑은 노여움보다 더한 것이 없다. [유교경] 공덕을 파괴하는 도둑은 성냄보다 더한 것이 없다. 성냄이야말로 그동안 지어왔던 모든 공덕을 파괴하는 가장 큰 독이다. 화를 많이 내는 이유는 아집(我執) 때문이다. 그 중에도 ‘내 생각이 옳다’는 자기 생각에 대한 고집이 큰 사람일수록 화의 불길을 피할 수는 없다. 내 견해가 옳다는 고집이 크다보니 다른 사람의 견해는 그르다고 생각하게 되고, ‘너는 틀렸고 나는 옳다’는 생각 때문에 절대 내 생각을 굽히지 않고 타인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여기에서 성냄과 화와 싸움이 생겨난다. 자기 생각에는 ‘내가 ..

법문·칼럼 2020.08.02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법정스님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법정스님 나는 중이 되지 않았으면 목수가 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일용에 쓰일 물건을 만들기 위해 연장을 가지고 똑닥거리고 있으면 아무 잡념도 없이 즐겁기만 하다. 하나하나 형성되어 가는 그 과정이 또한 즐겁다. 며칠 전에도 아궁이의 재를 쳐내는 데 쓰일 고무래를 하나 만들었다. 전에 쓰던 것이 망가져 다시 만든 것이다. 톱으로 판자를 켜고, 나뭇단에서 자룻감을 찾아 알맞게 다듬고 똑딱똑딱 못을 박아 완성해 놓았다. 시험 삼아 새 고무래로 재를 쳤더니 고래가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아궁이 속이 말끔해졌다. 아궁이 속에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어야 불도 잘 들인다. 고무래 같은 걸 시장에서는 팔지도 않지만 만약 그걸 돈을 주고 사다가 쓴다면, 손수 만들 때의 그 ..

법문·칼럼 2020.06.06

잠시 왔다 가는 인생이다

잠시 왔다 가는 인생이다 잠시 왔다 가는 인생이다 인생은 풀잎 끝의 이슬이고 구름 틈새의 번개이다 만년 살줄 믿지 말라 앉다가도 엎어지고 일어서다가도 넘어지는 것이 인생이다 가난한 자나 부자나 귀한 자나 천한 자나 늙은이나 젊은이나 남자나 여자나 똑같이 죽는다 돈이 많고 따르는 식구가 많아도 죽는 길에는 같이 가지 않는다 누구나 태어날 때는 맨주먹이고 죽을 때는 빈손이다 그러나 알고 지었건 모르고 지었건 지은 죄는 남에게 못주고 짊어지고 죽었다가 다시 짊어지고 태어난다. -청담스님 생활 명상집 중에서-

법문·칼럼 2020.04.12